홍명보 감독이 부임 21일 만에 공식적인 취임 기자회견을 개최하자, 팬들의 날 선 비판이 이어졌다.
홍명보 감독은 29일 서울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으로서의 첫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에 앞서, 그는 A4 용지 8장 분량의 취임사를 준비해왔다. 취임사 낭독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홍명보 감독은 “그동안 생각해왔던 것들을 말씀드리고자 한다. 오늘은 조금 적어왔다. 내 마음을 솔직히 전달하려고 한다. 기자회견 시작에 앞서, 지난 5개월간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 K리그 팬들의 마음을 저버린 것에 대해 깊은 미안함과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이 자리에 섰다. 울산 팬들에게도 사과와 용서를 구한다. 울산 팬들의 지지와 응원 덕분에 다시 감독으로 일어설 수 있었다. 이번 선택이 팬들에게 상처와 실망을 안겨드렸다는 점에서 고개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90도로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홍명보 감독은 선임 과정을 상세히 밝혔다. 그는 “지난 7월 5일, 이임생 이사가 우리 집 앞으로 찾아왔다. 그 자리에서 우리는 긴 대화를 나눴다. 이임생 이사는 한국 축구 기술 철학에 대해 설명하며 내 생각을 물었다. 감독과 전무로서 평소에 가지고 있던 철학과 운영 방안, 그리고 한국 축구 기술 철학 등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내 말을 듣고 나서, 이임생 이사는 감독직을 간곡히 요청했고, 나는 밤새 고민한 끝에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팬들이 거세게 비판하는 부분은 바로 이 지점이다. 대한축구협회(KFA)는 다비드 바그너와 거스 포옛 감독이 열심히 준비한 PPT 자료와 감독직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철학이 맞지 않다’는 이유로 두 감독을 최종 후보에서 배제했다. 이후, 이임생 기술 이사는 즉시 홍명보 감독을 찾아가 그에게 감독직을 제안했다. 홍명보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이임생 이사는 “감독직을 간곡히 요청”했다고 한다. ‘감독직을 원하는’ 외국인 두 감독은 철저한 면접 과정을 거쳤지만, 홍명보 감독은 면접 없이 단지 ‘요청’에 의해 선임되었다. 이러한 과정은 팬들로부터 ‘낙하산’, ‘채용 비리’ 등의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이외에도 홍명보 감독은 자신이 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왜 자신이 적합한 인물인지 설명했다. 그러나 그의 설명은 설득력이 부족했고, 전술적인 준비조차 미흡한 모습이었다.
이로 인해 팬들의 불만은 더욱 커졌다. KFA는 기자회견 종료 후 홍명보 감독의 발언을 사진과 함께 SNS에 공유했다. 이에 팬들은 “비난 받아들이지 말고 나가주세요”, “비난 받아들이는 거면 채용 비리 인정하고 나가라”, “본인이 할 일은 사퇴밖에 없다”, “당신의 마지막 도전을 왜 대표팀에서 합니까?”, “낙하산이 한국 축구 감독이라니” 등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팬들은 홍명보 감독의 선임 과정과 그의 준비 부족에 크게 실망했으며, 이를 통해 한국 축구의 미래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KFA와 홍명보 감독은 이러한 팬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수용하고 대응할지에 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