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역사에서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 퍼거슨 감독.
수많은 세월을 거치며 맨유라는 클럽은 최고가 됐다.
그의 존재감은 쉽게 대체하기 어려웠다.
특히 퍼거슨 감독의 장점 중 하나였던 안목.
이른바 ‘퍼기의 아이들’이라는 용어까지 만들어질 정도였다.
그런 퍼거슨 감독이 한눈에 반했던 어린 꼬마가 있다.
주인공은 93년생으로 당시 16세에 불과했던 라벨 모리슨.
동네에서 축구하는 걸 본 맨유 코치가 충격을 받았을 정도였다.
퍼거슨 감독 역시 모리슨을 보고 다음과 같이 평했다.
“내가 본 어린 선수들을 통틀어 최고의 재능이다.”
심지어 훈련장에 있던 퍼디난드를 불러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너, 잠시 여기로 와서 저 소년 좀 봐봐.”
“내가 본 아이들 중 최고의 재능이야.”
당시 포그바와 야누자이, 린가드 등 내로라하는 유망주들조차 모리슨을 우러러봤다.
플레쳐의 평가가 당시 모리슨의 재능을 가장 잘 대변한다.
“걔는 달리는 와중에도 공이 발에 붙어있다.”
“날 쳐다보면서도 드리블을 할 줄 안다.”
“수비 움직임에 따라 볼을 자유롭게 다루며 반응한다.”
그런 모리슨의 재능을 퍼거슨 감독도 가만히 둘 수 없었다.
2010년 10월, 17세의 나이로 울버햄튼과 리그컵 경기 교체 투입으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모리슨과 교체된 선수가 바로 박지성이다.
차기 월클로 성장이 유력했던 모리슨.
하지만 그에겐 가장 큰 문제가 있었다.
바로 불성실한 태도와 최악의 멘탈을 보유한 것.
어린 나이부터 거의 매일 훈련에 지각했고, 나이트에 들락거리며 숱한 여자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
트위터는 인생의 낭비란 명제를 증명하기도 했다.
여기까진 그나마 양반이다.
라커룸에서 절도 혐의를 받기도 했고, 교통사고를 유발한 뒤 목격자 협박죄로 법정에 소환됐다.
그 뿐 아니라 여자친구에게 염산을 뿌렸다는 의혹까지 받았다.
분명 재능 면에선 의심할 여지가 없었던 모리슨.
하지만 지속적인 멘탈 문제를 안고 가기엔 리스크가 너무도 컸다.
결국 퍼거슨 감독 역시 2012년, 눈물을 머금고 모리슨을 떠나보냈다.
당시를 두고 퍼거슨 감독은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모리슨은 그 어떤 유망주보다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켰다.”
“모리슨을 웨스트햄에 판 건 너무도 고통스러웠다.”
“아주 훌륭한 선수가 될 재능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일으킨 문제를 안고 가긴 힘들었고,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훗날 모리슨 역시 당시를 두고 후회했다.
“맨유와 퍼거슨 감독은 제게 너무도 많은 기회를 주었습니다.”
“누구의 탓도 할 수 없고, 모든 건 제 잘못입니다.”
“제가 맨유에서 했던 짓들은 너무나도 어리석었죠.”
“당시 퍼디난드를 비롯해 퍼거슨 감독까지 제게 많은 조언을 해줬습니다.”
“하지만 미래를 보기엔 저는 너무도 어렸어요.”
“지금 또 그런 상황이 온다면 다르게 행동할 겁니다.”
“하지만 이미 지나갔고, 과거를 바꿀 수는 없겠죠.”
“제가 이제 할 수 있는 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겁니다.”
한편 맨유를 떠난 뒤 그 어디서도 정착하지 못한 모리슨.
현재는 MLS 무대 DC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다가 소속팀이 없는 상태다.
타고난 재능에도 멘탈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 게 너무나도 아쉽다.
반대로 축구에서 멘탈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우는 일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