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 월드컵은 우리 국민들에게 지우고 싶은 기억이다.
조별예선 당시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와 한 조에 속했다.
러시아전 1-1 무승부로 알제리전에 대한 중요성이 커졌다.
하지만 알제리전 4-2 충격의 대패를 당하며 전국민적 비판에 휩싸인 대표팀.
마지막 상대는 벨기에로 결정됐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내로라하는 강팀으로 손꼽혔던 벨기에.
쉽지 않은 경기였지만 끝까지 포기는 금물이었다.
대표팀은 당시까지만 해도 햇병아리였던 레버쿠젠 손흥민을 필두로 반전에 나섰다.
그리고 손흥민을 상대할 한 벨기에 수비수 역시 손흥민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하지만 이 수비수의 답변은 단호했다.
“손흥민이라는 선수에 대해선 모른다.”
“다만 한국은 월드컵에 자주 출전했던 강팀이다.”
“어려운 경기가 될 수 있기에 철저히 분석하겠다.”
그렇게 열린 벨기에와 대망의 조별예선 최종전.
훗날 손흥민의 동료가 되는 베르통언이 결승골을 집어넣었다.
공교롭게 베르통언의 이 득점은 오심이었다.
만약 VAR이 있었다면 곧바로 취소됐을 득점.
하지만 워낙 대표팀 상황이 좋지 않아 팬들도 오심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결국 비교적 잘 싸웠지만 끝내 1-0으로 패한 대표팀.
이 오심이 아니었다면 적어도 무승부까지 바라볼 수 있던 경기력이었다.
훗날 베르통언은 트위터에서 손흥민에게 당시 득점에 대한 미안함을 표했다.
여러모로 재미있는 두 사람의 인연이다.
그리고 여기서 우린 또 한 명의 인물을 간과해선 곤란하다.
당시 “손흥민을 모른다”고 밝혔던 그 벨기에 수비수.
불과 1년 뒤인 2015-16 시즌 손흥민의 토트넘 입단 동기가 된다.
주인공은 바로 토비 알더베이럴트.
손흥민을 몰랐던 이 선수는 훗날…
이렇게 둘도 없는 동료 사이가 된다.
유독 손흥민을 잘 챙겨주는 동네 형같은 이미지로 자리잡은 토비.
요리스와 있었던 다툼에서도 손흥민을 챙겨주는 모습이 포착됐다.
의기소침한 손흥민에게 다가와 위로를 건네던 훈훈함.
토비는 과거 손흥민의 생일 당시 인스타그램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절대 멈추지 않고 뛰는 멋진 사나이”
한편 토트넘을 떠난 뒤 카타르 무대를 거쳐 고향 팀 앤트워프로 돌아온 토비.
이제 현역 말년 행복 축구를 보내고 있다.
가끔 토트넘 팬들 역시 그리워하는 토비의 존재감.
손흥민과 맞추던 호흡 역시 그립다.
이런 거 보면 사람 인연이라는 게 참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