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호 전 대한축구협회(KFA)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이 다시 한번 KFA의 ‘공정성’과 ‘투명성’ 문제를 지적했다.
박주호 전 위원은 18일 오후 잠실 롯데월드타워 1층 아트리움 월드파크 광장에서 열린 ‘K리그 x 산리오캐릭터즈 프리오픈데이’ 행사에 참석했다.
박주호 위원이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캡틴 파추호’를 통해 국가대표팀 선임 과정에 대해 폭로한 이후 처음이다. 당시 박 위원은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의 불투명성을 폭로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그는 KFA의 불투명한 감독 선임 절차를 꼬집으며 팬들로부터 ‘열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특히 방송 중에는 홍명보 감독의 선임 소식을 뒤늦게 접하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지난 5개월이 허무하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이번 행사에서 박 위원은 “KFA 내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이 결여된 것이 현재의 복잡한 상황을 초래했다”며 다시 한번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당시 KFA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박주호 위원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박 위원의 발언이 주목받고 있다.
1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박주호 위원은 정작 KFA로부터 ‘공식적인’ 연락은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영상을 올릴 때 초점에 둔 것은, 꼭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판단해서 올린 것이다”라며 자신의 ‘소신’을 강조했다.
박주호 위원의 발언 이후, 축구계 인사들은 앞다투어 그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박 위원은 “파장을 예상하기보다는, 지난 5개월의 이야기를 전하는 데 초점을 뒀다. 한국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기에 판단해 얘기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영표, 박지성 등 선배들의 지지 발언에 대해서는 “모두가 나와 같은 마음인 것 같다. 한국 축구가 더 체계적으로 변한다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모두의 바람인 듯싶다”라고 밝혔다.
한편, 전날(17일) 축구 원로 이회택 OB 축구회 회장은 “홍명보 감독 선임은 이미 완료됐고, 축구인이 뽑은 결과다. 대표팀과 선수들도 믿고 맡겨야 한다”며 화합을 강조했다. 이 발언에 대해 박주호 위원은 “정상적인 공정성이 갖춰졌다면, 이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보며,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 같다”라고 답했다.
박주호 위원은 전력강화위원회 시절을 돌아보며 “우선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했다. 공정성과 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그로 인해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는 열흘 전 박주호 위원이 지적한 내용과 일치한다. 당시 박 위원은 자신의 영상에서 “내부에서 홍명보 감독님으로 흐름이 계속 흘러가는 느낌이 있었다. 어쨌든 계속 언급하시는 분들이 계셨기 때문이다. 그래도 홍명보 감독님이 인터뷰 때 안 하신다고 했기 때문에, 계속 (홍명보 감독을) 얘기하는 분들이 있더라도 새로운 인물들이 나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대항전이 끝나가는 무렵이기 때문에, 차라리 한 달 더 밀리더라도 다른 대안이 있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홍명보 감독 선임은 정확한 절차와 회의 내용을 거친 것이 절대 아니다. 아무것도 맞는 말이 없다. 대표팀 감독을 안 하신다고 했는데 선임된 것도, 며칠 안에 어떻게 심경의 변화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정해성 위원장과 이임생 총괄이사가 앞서 유럽에 왜 갔는지도 모르겠다. 절차 안에서 이뤄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당시 박주호의 발언에 대해 KFA는 “박주호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이 SNS 출연 영상을 통해 전력강화위원회 활동과 감독 선임 과정을 자의적인 시각으로 왜곡한 바, 이것이 언론과 대중에게 커다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KFA는 “박주호 위원이 한국 축구를 위해 뽑고 싶었던 감독상과 다를 수는 있으나, 이것을 절차상 잘못되었다고 경솔하게 언급한 것은 부적절한 언행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KFA는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으나, 공식적인 연락은 없었다는 사실이 박 위원으로부터 확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