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밀레니얼 세대’의 유럽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2023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을 통해 재능을 빛낸 어린 선수들이 연이어 유럽 무대로 진출하고 있다.
김지수(브렌트포드), 배준호(스토크 시티), 고영준(파르티잔) 등이 유럽으로 무대를 옮겼다. 이러한 어린 선수들의 긍정적인 활약은 또 다른 ‘러브콜’을 불러오고 있다.
유럽에서는 K리그뿐만 아니라 K리그 유스 선수들까지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FC의 2006년생 양민혁, 대전 하나 시티즌의 2006년생 윤도영, 수원 삼성의 2007년생 박승수 등이 유럽 클럽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고교생 K리거의 선두 주자는 강원제일고 3학년 양민혁(18·강원)이다. 지난해 17세 이하(U-17) 아시안컵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은 그는 올해 준프로 계약을 맺고 활약 중이다. 고등학생 선수가 월급이 아닌 장학금 성격의 기본급 100만 원을 받는 이 계약은 미래 유망주들에게 프로 무대 경험을 쌓게 하려는 목적이 크다.
양민혁은 베테랑 프로 선수들과의 경쟁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측면 날개로서, 그는 올해 강원이 치른 20경기에 모두 선발로 출전해 5골 3도움을 기록했다. 프로축구연맹이 선정한 4월과 5월의 영플레이어상도 그의 몫이었다. 양민혁의 뛰어난 활약은 그의 신분을 바꿔놓았다.
그는 6월 17일 강원과 정식으로 프로 계약을 맺었으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한 구단으로부터도 관심을 받고 있다. 김병지 강원 대표이사는 “EPL의 빅클럽 중 하나가 양민혁에게 관심을 보이면서 협상이 70~80% 정도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고교생 K리거가 아닌 고교생 프리미어리거의 등장을 기대할 수 있는 분위기다.
양민혁의 무서운 질주는 또래 선수들에게도 큰 자극을 주고 있다. 매탄고 2학년인 박승수(17·수원 삼성)는 6월 23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코리아컵 16강전에서 데뷔전 어시스트를 기록하더니, 30일 안산 그리너스전에서 1-1 무승부를 이끌어내는 데뷔골을 넣었다. 박승수는 17세 3개월 21일의 나이로 골을 기록하며 K리그 최연소 득점 신기록(종전 전북 현대 이현승의 17세 4개월 26일)을 18년 만에 갱신했다. 박승수는 “수원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해외로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그리고 여기에 또 한 명의 고등학생 선수가 유럽 진출을 확정지었다. 2005년생 황석기가 프랑스 리그1 소속 AJ 오세르의 유니폼을 입는다.
국내 매체는 복수의 관계자들을 통해 “황석기가 오세르와 계약을 맺는다. 우선 오세르 B팀에서 적응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황석기는 이미 프랑스로 건너가 메디컬 테스트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2005년생인 황석기는 희귀한 왼발잡이 왼쪽 풀백으로, 기술과 공격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수원 삼성의 15세 이하(U-15)와 18세 이하(U-18) 유스팀에서 성장했으며, 지난해 수원 U-18팀의 ‘2023 K리그 유스 챔피언십 U-18’ 우승 멤버이기도 하다.
오세르는 1905년에 창단된 유서 깊은 구단으로, 과거 K리그 TSG 기술위원인 정조국이 뛰었던 팀으로도 한국 팬들에게 익숙하다. 오세르는 1995-1996 시즌 프랑스 리그1 우승을 차지했으며, 2011-2012 시즌에는 리그2로 강등되었으나 2022-2023 시즌에 리그1으로 복귀했다. 2023-2024 시즌에는 리그1에서 8승 11무 19패(승점 35)로 17위를 기록해 다시 2부로 강등되었지만, 한 시즌 만에 리그1 복귀를 이뤄냈다. 2024-2025 시즌에는 다시 리그1 무대에서 경쟁하게 된다.
황석기의 이적으로 새 시즌 프랑스에서 ‘코리안 더비’가 열릴 가능성도 생겼다. 현재 프랑스 리그1에서 활약 중인 ‘황금재능’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의 맞대결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