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의 감독 선발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내국인 감독을 선호하면서 홍명보 감독이 1순위 후보로 계속 언급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언론을 통해 내가 1순위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다면 한국인 감독 후보의 범위는 명확해졌다고 본다. 이제 협회가 나보다 더 뛰어난 경험과 경력을 가진 인물을 찾으면 자연스럽게 내 이름은 거론되지 않을 것이다. 내 입장은 항상 변함없다. 팬 여러분께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라며 울산 팬들을 안심시켰다.
또한, 최근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사퇴한 것에 대해 홍명보 감독은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이 시점에서 위원장이 사퇴한다는 것은 뭔가 일이 있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정해성 위원장이 어떤 일을 했는지는 알지 못한다. 내가 경험했던 시절에는 김판곤 위원장이 있었다. 김 위원장은 책임과 권한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 축구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국적에 상관없이 인재를 선발했다. 그 결과가 바로 파울루 벤투 감독이었다”라고 설명했다.
홍명보 감독은 “물론 벤투 감독도 선임 직후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의 자격과 한국 대표팀에 적합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김판곤 위원장도 당시 많은 압박을 받았고, 중간에 ‘정말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도 했다. 하지만 내가 김 위원장에게 이 인물이 한국 축구에 적합한지 물었을 때, 그는 맞다고 답했다. 또 얼마나 잘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자신은 이 인물이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그럼 뽑자, 그 책임은 당신과 내가 지면 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대한축구협회(KFA)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홍 감독은 “지금처럼 내국인과 외국인을 구분하여 감독을 선임하기보다는, 왜 이 시점에 감독을 선임해야 하는지 근본적인 이유를 고민해야 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선임 과정과 그 후의 문제점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가 중요하다. 솔직히 말해 나는 잘 모르겠지만, 정해성 위원장을 누가 얼마나 지원해줬는지 궁금하다. 협회에서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가 고립되었다고 느낀다.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홍 감독은 “위원장은 모두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맡아야 한다. 행정 직원들이 위원장을 절대적으로 도와줘야 한다.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있다면 생각을 바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발전이 없다. 감독과 위원장은 몇 번씩 바뀌지만, 그들을 돕는 사람들이 바뀌지 않으면 상황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과연 정해성 위원장이 일하는 동안 누가 얼마나 그를 지원했겠는가. 내 경험을 비추어 보면, 지원은 부족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KFA 시절 감독 선임 프로세스를 다 마련해둔 홍명보 감독. 하지만 그 프로세스를 지키지 않고 자신에게 찾아온 국가대표 감독 제안. 홍명보 감독이 받아들일 리 만무하다.
여러모로 답답한 KFA의 일처리. 제발 적합한 프로세스에 맞춰 좋은 감독 데려오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