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서울은 29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 현대와 맞대결한 ‘하나은행 K리그1 2024’ 2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권완규, 한승규, 이승모, 강성진, 호날두의 골을 통해 5-1로 대승했다. 이로써 서울은 오랫동안 이어진 전북과의 21경기 무패 징크스를 끝내며, 특히 2017년 7월 이후 처음으로 전북을 상대로 승리했다. 이 경기로 인해 서울은 승점 27을 기록하며 상위권 진입에 큰 발판을 마련했다.
한편 전북은 서울에 대한 우위를 뽑지 못하며, 현재 승점 16(3승 7무 10패)을 기록하며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페트레스쿠 감독 경질 후 박원재 감독 대행을 거쳐 현재는 김두현 감독이 지휘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승리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서울은 이날 전북 원정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전반 24분, 코너킥 상황에서 한승규가 날카로운 크로스를 박스 안으로 올렸고, 구자룡의 실책으로 노마크 상황이 된 권완규가 헤더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추가 시간에는 린가드의 기가 막힌 백힐 패스를 일류첸코가 받아내어 한승규가 마무리해 2-0으로 앞섰다.
후반 14분, 전북의 김진수가 수비 과정에서 과격한 발차기로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고, 이후 이승모가 감각적인 쐐기골로 3-0으로 스코어 차이를 벌렸다.
서울은 후반 20분 코너킥 이후 혼전에서 정태욱의 패스를 티아고가 감각적으로 마무리해 만회골을 허용했지만, 그 뒤로도 위닝 멘탈리티를 보여줘 후반 43분에는 교체 출장한 호날두의 패스를 받은 강성진이 결승골을 터뜨려 4-1로 완승을 차지했다.
이날 서울은 김기동 감독의 지휘 아래 포항 스틸러스에서 왜 K리그 대표 명장으로 평가받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승모와 류재문으로 구성된 중원은 적극적인 활동량과 정교한 볼배급, 수비에서의 기여로 허리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며 상대를 압도했다.
중원의 든든한 볼배급은 측면 공격을 부활시켰다. 한승규와 임상협이 공격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특히 양쪽 풀백의 오버래핑은 상대 수비를 위협했다. 최준과 강상우의 공격 참여로 서울은 전북의 중앙 수비를 지속적으로 공략하며 승리에 성공했다.
전방에서는 린가드가 활약했다. 직전 경기에서 페널티킥으로 데뷔골을 기록한 린가드는 경기를 지배하는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한승규의 추가골에서 기점 역할을 한 백힐 패스는 그가 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특히 이 경기에서 주목을 받았던 린가드와 호날두의 모습. 이름만 보면 여기가 K리그인지 PL인지 헷갈릴 정도다. 두 사람은 경기 후 나란히 중계 카메라에 담기며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어딘가를 바라보며 당황하기 시작하는 린가드. 옆에 있는 호날두 역시 무언가를 보고 당황하며 말려야 할 것 같은 제스쳐를 취했다.
알고보니 이들이 본 건 전북 팬들에게 다가가는 일류첸코, 류재문, 한승규의 모습. K리그에선 특히나 친정팀과 경기 후 상대 팬들에게 인사하러 가는 문화가 있다. 세 선수는 전북에서 활약한 적이 있어 전북 팬들에게 인사하러 다가간 것. 하지만 이는 리그마다 특성이 달라 호날두와 린가드에겐 다소 생소했을 모습이다.
그러자 “혹시 쟤들 도발하러 가는 것 아닌가” 싶었던 린가드와 호날두. 동공 확장된 채로 혹시 모를 도발 상황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이 선수들 입장에선 혹시나 ‘아데바요르’ 하는 줄 알았을 거다.
한편 경기 후 FC서울 팬들 앞에서 세레머니하며 또 한 번 기쁨을 누린 린가드. FC서울 팬들 입장에선 이보다 더 사랑스러울 수가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