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우리랑 함께 하자…” 무려 국대 풀백 ‘설영우’를 새로 영입해버린 유럽 클럽

오랜만에 유럽 최상위 리그에서 활약하는 국가대표 풀백이 탄생했다.

울산 HD는 24일, “울산에서 나고 자란 로컬 보이 설영우가 프로 무대 첫 이적이자, 해외 진출을 하게 되었다”며 세르비아의 명문 구단 츠르베나 즈베즈다로의 이적을 발표했다. 설영우는 곧 세르비아로 출국해 메디컬 테스트와 최종 계약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국가대표팀에 오랜만에 유럽파 풀백이 합류하게 되었다. 설영우는 울산의 K리그1 우승을 이끈 후 지난해 처음으로 A대표팀에 소집되었다. 처음 소집은 부상자 발생으로 인한 대체 소집이었지만, 능력을 인정받아 꾸준히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6월 엘살바도르와의 친선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후 1년 동안 A매치 16경기를 소화했다. 지난 겨울 열린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도 왼쪽과 오른쪽을 오가며 주전으로 활약했다.

최근 센터백 김민재가 유럽 여러 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바이에른 뮌헨에 입성해 큰 주목을 받고 있으나, 이전에는 측면 수비수들의 유럽 진출 사례가 더 많았다.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이영표가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에 입단한 후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에서 활약했다. 그 뒤를 이어 송종국, 차두리, 박주호, 윤석영, 김진수 등 많은 측면 수비수들이 유럽 무대와 대표팀을 오가며 활약해 왔다.

최근 몇 년간 그 명맥이 끊겼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한국은 네 대회 만에 유럽파 풀백 없이 월드컵을 치렀다. 지난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전임 감독 체제에서 독일 3.리가(3부) 디나모 드레스덴 소속 박규현이 잠시 기회를 얻었을 뿐이었다. 다른 포지션에는 손흥민(토트넘)을 필두로 조규성(미트윌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이재성(마인츠 05),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김민재 등 유럽파들이 즐비했던 것과 큰 차이가 있었다.

이러한 상황은 포지션 경쟁력 약화로도 이어졌다. 유럽 레벨에서 경쟁하는 선수가 사라진 풀백은 최근 꾸준히 대표팀의 약점으로 지적받았다. 현대 축구에서 풀백의 중요성이 계속 커지고 있어 고민이 더 커졌다. 양 측면을 오가며 대표팀 풀백 문제를 해결해준 설영우가 유럽 무대에서 한 단계 더 성장한다면, 대표팀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리그 최강팀인 츠르베나 즈베즈다는 세르비아뿐만 아니라 유럽 레벨에서도 경쟁하는 팀이다. 황인범도 작년 즈베즈다 유니폼을 입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출전해 맨체스터 시티 등과 맞붙은 바 있다. 지난 시즌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즈베즈다는 다음 시즌에도 UCL에 참가할 예정이다.

한편 설영우는 1998년 5월 울산에서 태어나 현대중학교(U15)와 현대고등학교(U18) 유소년 팀을 거쳐 울산대학교에 진학했다. 3학년을 마친 후, 2020년에 울산 프로팀에 입단했다.

2020년 10월 18일, 설영우는 포항스틸러스와의 ‘동해안더비’에서 깜짝 선발로 출전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 경기에서 무결점의 플레이를 선보인 그는 데뷔 시즌부터 주전으로 자리 잡았고, 영 플레이어 상(신인상)까지 수상했다. 좌우 풀백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능력으로 울산의 만능 수비수로 자리 잡았으며, K리그 1에서 총 120경기에 출전하며 팀의 핵심 선수로 성장했다. 다섯 시즌 동안 5득점 11도움을 기록하며 공수 양면에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지난 시즌, K리그 1 포항과의 36라운드에서 동점골을 넣으며 역전극의 시작을 알렸고, 전북현대와의 최종전 38라운드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설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 리그 2023-2024 8강전 전북과의 2차전에서는 결승골을 넣으며 클럽 월드컵 진출의 대역전극을 이끌었다.

작년을 기점으로 설영우의 실력과 영향력은 울산과 아시아를 넘어섰다. 지난해부터 국가대표로 선발되며 태극마크를 달았고, 2023년 6월 20일 엘살바도르와의 평가전에서 우측 풀백으로 출전해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또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와일드카드로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며 대한민국의 금메달 획득에 큰 공을 세웠다. 금의환향하며 병역 문제까지 해결하게 되어 대한민국 축구의 최고 유망주 반열에 올랐다.

설영우의 국가대표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전 경기에 출전하며 자신의 진가를 전 국민에게 증명했다. 단 한 경기를 제외하고 풀타임 출전하며 뛰어난 실력과 체력을 과시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조규성의 득점을 도우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양쪽 측면을 모두 맡을 수 있고 공격력까지 갖춘 국가대표 측면 수비수 설영우는 올해 초부터 여러 해외 구단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세르비아 수페르리가 소속의 FK 츠르베나 즈베즈다가 설영우에게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고, 결국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설영우는 프로 첫 이적이자 해외 진출을 하게 되었다.

울산 구단은 지난 겨울 즈베즈다가 제안한 조건보다 상향된 조건과 대우로 설영우 선수를 즈베즈다로 이적시켰다. 이외의 구체적인 조건은 울산과 즈베즈다의 상호 합의하에 밝히지 않기로 했다.

한편 설영우는 모레 26일(수) 오후 7시 반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킥오프 될 하나은행 K리그1 19라운드 경기장을 찾아 환송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환송회를 마친 후, 메디컬 테스트와 최종 사인 절차를 위해 세르비아로 이동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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