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의 ‘EPL 출신 스타’ 린가드가 팀에 점점 더 잘 적응하고 있다. 영국에서 제기된 이적설을 일축한 그는 주장 완장까지 차고 팀을 이끌고 있다.
린가드는 16일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울산HD를 상대로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2-2 무승부에 기여했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 린가드는 부상으로 결장한 기성용을 대신해 주장을 맡아 팀의 정신적 및 전술적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초반 실점을 당한 상황에서도 린가드는 동료들을 독려하며 사기를 북돋웠고, 경기 막판에는 대반격을 주도하며 울산 수비진을 흔들어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린가드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먼저, 서울 입단 전까지 8개월 동안 소속 팀이 없었던 린가드의 경기 감각에 대한 걱정이 컸다. 또한, 잉글랜드 국가대표 선수 중에서도 톡톡 튀는 이미지로 유명한 그가 K리그와 한국의 문화 및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있었다.
린가드는 초반에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고, 영국 매체에서 린가드와 김기동 감독의 불화설까지 제기되면서 우려가 커지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린가드는 달라졌다. 경기력이 향상되었고, 그라운드 안팎에서 팀에 완전히 녹아든 모습을 보여주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린가드는 광주FC와의 개막전에서 13분을 뛰며 K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2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는 60분, 3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는 32분을 뛰었지만, 출전 시간이 적고 영향력도 미미했다.
그러나 이후 무릎 수술과 재활을 거친 린가드는 점차 몸 상태를 끌어올리며 컨디션을 회복했다. 이에 따라 출전 시간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린가드는 약 두 달 만인 5월 19일 대구FC전에서 64분을 뛰며 복귀전을 치렀고, 5월 25일 포항 스틸러스전에서는 첫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어 5월 28일 김천 상무전에서는 72분을 소화하며 일주일 사이 3경기 연속 선발 출전으로 체력 회복을 증명했다.
6월 2일 광주FC전에서는 후반 추가시간까지 뛰었고, 6월 16일 울산전에서는 다시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주축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인상적인 장면들도 늘어났다. 초반에는 팀플레이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제는 특유의 빠른 템포를 앞세운 패스와 돌파로 팀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
울산전에서는 과감한 슈팅을 시도했고, 도움을 기록할 뻔한 결정적인 장면도 두 번이나 만들었다. 17라운드까지 린가드는 8경기에 출전해 슈팅 6개, 유효 슈팅 2개, 킬 패스 12개, 전방 패스 59개, 인터셉트 22개를 기록하며 제 모습을 되찾고 있다.
특히 울산전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나온 린가드. 인상적인 라커룸 대화로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았을 뿐 아니라 실수로 실점한 동료 권완규를 독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린가드는 팀에 대한 애정도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 최근 영국 매체에서는 린가드가 EPL 승격팀 레스터시티로 이적하여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함께했던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과 재회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린가드는 16일 울산전을 마친 뒤 이러한 이적설을 일축했다. 그는 “영국 기자들은 아무거나 막 만들어서 쓴다. 그래서 (영국 기사를) 잘 확인하지 않는다”며, “지금 내겐 서울과 함께 이번 시즌을 잘 헤쳐 나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린가드는 낯선 대륙과 팀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기에, 서울 팬들은 그가 흔들리지 않을까 걱정했었다. 하지만 린가드는 오히려 서울과 함께 재기하겠다는 의지를 더욱 다지며 팬들의 마음을 안심시켰다.
아직 ‘EPL 출신 스타’라는 큰 이름값에 부합하려면 조금의 아쉬움이 남아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린가드는 서울에 더욱 잘 적응하고 있다. 그의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