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vs스코틀랜드의 개막전으로 마침내 시작한 유로 2024. 이어 헝가리vs스위스 경기에서 K리그 선수가 출전하며 관심을 끌었다.
앞서 열린 개막전에서 독일이 스코틀랜드를 5-1로 대파하면서, 스위스와 헝가리 중 승리한 팀이 독일과 함께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되었다.
헝가리 대표팀 선수로 K리그 팬들에게는 마틴 아담으로 친숙한 아담 머르틴은 2022년 여름 K리그1의 울산HD로 이적해 한국에서 2년간 활약했다. 울산의 주전 공격수로 자주 출전하지는 않았지만, 동료 스트라이커 주민규와 경쟁하며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190cm의 큰 키와 함께 강력한 체격을 겸비해 상대 수비수들과의 몸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힘을 지녔다. 한국 팬들은 그를 ‘뚱냥이’라는 애정 어린 별명으로 부르기도 했다.
2022년 초 헝가리 대표팀에서 데뷔한 이후, 유럽을 떠나 한국 리그에서 뛰면서도 꾸준히 대표팀에 선발되었다. 아담의 뛰어난 제공권과 몸싸움 능력은 선발 출전뿐 아니라 후반전 조커로 기용될 때도 큰 효과를 발휘했다. 헝가리의 전설적인 공격수 설러이 아담이 2022년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뒤, 아담이 그 역할을 물려받아 대표팀의 장신 공격수로 자리잡았다. 유로 대회를 앞두고 그는 A매치 22경기에서 3골을 기록하고 있었다.
후반 34분, 헝가리의 마르코 로시 감독은 공격 강화를 위해 아담을 투입했다. 윙백 케르케즈 밀로시를 빼고 아담을 최전방에 배치해 주전 공격수 바르나바스와 투톱을 형성했다.
그러자 아담을 보고 충격을 받아버린 해외 팬들. 아담의 어마무시한 피지컬에 “이런 공격수도 있냐”는 반응을 보였다. 이게 바로 정통 공격수의 피지컬 아닌가 싶다.
한편 아담의 투입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이미 경기 주도권을 잡고 한 골을 만회한 헝가리는 동점골을 위해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다. 아담은 문전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왼쪽 측면으로 빠져 첫 볼 터치를 시도했다. 스타 센터백 마누엘 아칸지가 그를 막으러 나오자 아담은 몸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며 가볍게 밀쳐낸 뒤 정확한 왼발 크로스를 올렸다.
아쉬운 점은 아담을 향한 롱 패스나 크로스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크로스 역시 아담이 아닌 다른 선수를 향했다. 헝가리의 몰아치는 공격은 아담 투입 후 채 5분을 지속하지 못했다. 이후 스위스는 빠른 공격수 브릴 엠볼로를 투입해 역습을 강화했고, 헝가리의 배후를 여러 번 공략했다. 결국 쐐기골을 허용하며 헝가리는 무너졌다. 경기 막판에는 아담을 향해 롱 패스를 시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었겠지만, 그런 시도조차 볼 수 없었다.
결국 아담은 슛을 한 번도 시도하지 못했고, 헤딩 경합에서 단 1번 승리했다. 아담은 오는 20일 독일전에서 개최국을 상대로 연속 출전을 노린다.
한편 경기는 스위스가 15일(한국시간) 독일 슈타디온 쾰른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헝가리를 3-1로 꺾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로써 대회 첫 경기에서 승점 3점을 획득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헝가리는 3-4-2-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최전방에는 바르나바스 바르가가 배치되었고, 2선에는 도미닉 소보슬라이와 롤란드 살라이가 나섰다. 중원에는 안드레아스 셰퍼와 아담 나기가 출전했으며, 양쪽 윙백은 밀로스 케르케즈와 아틸라 피올라가 맡았다. 수비 라인은 아틸라 살라이, 윌리 오르반, 아담 랑으로 구성되었고, 골키퍼는 피터 굴라시가 지켰다.
스위스도 같은 3-4-2-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최전방에는 콰드오 두아가 나섰고, 2선에는 루벤 바르가스와 단 은도예가 포진했다. 중원에는 그라니트 자카와 레모 프로일러가 자리 잡았고, 양쪽 윙백은 마이클 애비셔와 실반 비드머가 선발로 나섰다. 수비진은 리카르도 로드리게스, 마누엘 아칸지, 파비앙 셰어로 구성되었으며, 골키퍼 장갑은 얀 좀머가 꼈다.
스위스는 경기 시작 12분 만에 선제골을 기록했다. 애비셔의 절묘한 침투 패스를 받은 두아가 일대일 상황에서 침착하게 골을 넣었다. 처음에는 오프사이드 판정이 내려졌지만, 비디오판독시스템(VAR) 확인 결과 득점이 인정되었다.
이후 스위스는 볼 점유율을 높이며 경기를 장악했다. 반면 헝가리는 롱 볼을 활용해 스위스의 골문을 노렸지만, 효과적인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전반 45분, 스위스는 또 한 번의 득점으로 승기를 확실히 잡았다. 박스 중앙 부근에서 애비셔가 환상적인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했고, 이 슈팅은 헝가리 골키퍼 굴라시를 지나 골문 구석에 정확히 꽂혔다. 스위스는 2-0으로 앞선 채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후반전이 시작되자 다급해진 헝가리는 스위스를 강하게 압박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후반 21분에 헝가리는 마침내 만회골을 성공시켰다. 왼쪽 측면에서 소보슬라이가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받은 바르가가 헤더로 골을 성공시키며 2-1로 따라잡았다. 이제 경기는 한층 더 긴장감 넘치는 상황으로 전개되었다.
헝가리는 동점골을 위해 울산HD의 마틴 아담을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지만,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추가시간에 스위스의 브릴 엠볼로가 쐐기골을 터뜨렸다. 이로 인해 헝가리는 동점의 희망을 잃었고, 결국 경기는 스위스의 3-1 승리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