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입단이 확정적이었는데…” 중국에서 풀려난 손준호가 예상을 깨고 새롭게 입단해버린 ‘K리그 클럽’

손준호(32)는 전북 현대 모터스(이하 전북)가 아닌 수원FC를 선택했다.

수원FC는 1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손준호의 영입 소식을 발표했다. 전북으로의 이적이 유력하다는 예상을 뒤엎은 이 결정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손준호는 전북 클럽 하우스에서 훈련을 이어왔기 때문에 대부분의 팬들은 그의 전북행을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나 하루 만에 협상에 문제가 발생했고, 결국 손준호는 수원FC와 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다.

손준호의 복귀를 손꼽아 기다리던 전북 팬들은 큰 실망감을 나타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예전의 전북은 없다”, “전북 축구는 끝났다”와 같은 부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이는 손준호가 전북 팀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감안할 때 충분히 이해할 만한 반응이다.

2018년 포항 스틸러스를 떠나 전북의 유니폼을 입은 손준호는 국내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뛰어난 활동량과 적재적소에 볼을 배급하는 패스 능력으로 찬사를 받았으며, 2020년 하나원큐 K리그1 MVP를 수상했다. 또한, 2022년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국가대표팀에 선발되어 파울루 벤투 당시 감독의 중요한 선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중국 슈퍼 리그의 산둥 타이산으로 이적한 이후, 손준호의 상황은 급변했다. 지난해 5월, 그는 상하이 훙차오 국제공항에서 귀국하던 중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 혐의로 중국 공안에 의해 체포되었다. 이 혐의로 인해 손준호는 약 10개월 동안 구금되었으며, 이는 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 또는 기타 단체에 소속된 사람이 직무상 편의를 이용해 불법적으로 재물을 수수할 때 적용되는 법률이다. 운동선수의 경우, 승부조작이나 뇌물수수 등의 혐의가 여기에 해당된다.

손준호 측은 이러한 혐의에 대해 강력히 부인해왔으며, 다행히 올해 3월 석방되어 국내에 돌아올 수 있었다.

손준호는 귀국 후 SNS를 통해 “무사히 돌아와 가족과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고, 평범한 일상에 감사함을 느낀다”며 “오랜 시간 잊지 않고 걱정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산둥과의 계약이 만료되면서, 손준호의 다음 행선지로 유력한 팀은 친정팀 전북이었다. 전북은 손준호의 몸 상태 회복을 돕는 동시에 계약 협상을 적극적으로 진행했다. 중국축구협회(CFA) 또한 대한축구협회(KFA) 측에 국제이적동의서를 전달하며 이적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손준호의 선택은 수원FC였다. 전북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전북이 손준호 영입에 공을 들인 시간만 3개월”이라며 “협상의 마지막 한 걸음을 넘지 못하면서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몸값 차이가 이유는 아니었다. 손준호가 K리그1 최고 수준의 연봉을 요구했다는 소문과 달리 실제 협상에서 논의된 금액은 그보다 낮았다. 손준호 영입에 관심을 보였던 또 다른 구단의 관계자는 “시·도민구단인 수원FC가 손준호를 데려간다는 점에서 돈이 협상을 가로막을 부분은 아니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역시 손준호의 중국 미스터리다. 손준호가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 훙차오공항에서 연행되어 약 1년 가까이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제기된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 혐의가 명쾌하게 해결되지 않았다. 손준호가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를 받았고, 중국 당국이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에 대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가 손준호의 선수 등록을 받아들인 만큼 확인된 범법 행위는 없다고 봐야겠지만, 추후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손준호는 지난 4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중국에서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나’라는 질문에 “그 부분은 이야기하기가…”라며 즉답을 피하면서도 “모두 해결된 상태”임을 강조했을 따름이다.

전북은 축구적인 측면에서 손준호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지만, 이러한 리스크를 감안해 영입을 포기했다. 전북 외에 손준호에게 접근했던 다른 기업 구단들도 마찬가지였다.

손준호와 전북 간 협상은 결국 이렇게 결렬되었고, 처음부터 끝까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온 수원FC가 최종 승자가 되었다. 올 시즌 유례없는 부진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전북은 손준호 영입 실패로 인해 당분간 더욱 강한 비판에 직면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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