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으로 이기고 있는데…” 교체 아웃 지시를 받은 손흥민이 전력 질주해 빠져나온 ‘진짜’ 이유

손흥민이 공격의 선봉에 선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6일 밤 9시(한국 시각)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그룹 5라운드 싱가포르 원정 경기에서 7-0으로 대승했다.

한국은 전반 9분 이강인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전반 20분 주민규, 후반 8분 손흥민, 후반 10분 이강인의 두 번째 골, 후반 11분 손흥민의 두 번째 골, 후반 34분 배준호, 후반 37분 황희찬의 연속골에 힘입어 7골 차의 엄청난 화력을 뽐냈다.

특히 싱가포르전에서도 빛났던 캡틴 손흥민의 영향력. 경기 내용 뿐 아니라 경기 후 인터뷰까지 완벽 그 자체였다.

경기 후 손흥민은 기자회견에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 어려운 분위기 속에서도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들이 하나가 되어 희생하며 좋은 경기를 펼쳤다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감독님께서도 말씀하셨듯이 싱가포르에 정말 많은 존경심을 보낸다. 또한 이렇게 좋은 잔디와 경기장에서 멋진 경기를 할 수 있게 해주신 점, 팬들과 함께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어서 너무나도 즐거웠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손흥민은 경기 초반 볼을 잡을 때 싱가포르 팬들이 야유를 보낸 것에 대한 현지 기자의 질문에 대해 “모든 경기는 내게 동기 부여가 된다. 저는 어떤 경기든 결코 과소평가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경기장에서 항상 최선을 다하고 싶다. 오늘 내가 한 일도 그랬다. 즐거웠고, 서로 대결하면서 많은 즐거움을 누렸다”며 “팬들이 상대 선수를 단순히 지지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런 종류의 응원과 환경에 대해서는 큰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싱가포르가 다음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말하며, 싱가포르 팬들이 자신에게 야유한 것도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를 상대한 두 경기를 통해 싱가포르 축구의 수준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손흥민은 높은 평가를 내렸다.

손흥민은 “답하기 어렵지만, 아시아 축구 전체를 보면 정말 빠르고 엄청나게 성장했다.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많은 사람들이 ‘언더독’ 팀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봤는데, 그런 모습이 정말 기뻤다. 왜냐하면 아시아 축구는 사람들이 말하고 보는 것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싱가포르는 오늘 열심히 싸웠다. 다만 우리가 더 냉정했고 기회를 잘 잡았다. 일반적으로 볼 때 싱가포르와의 두 경기는 정말 상위 클래스의 경기였다. 국가대표로서 10년 넘게 뛰고 있지만, 매년 상대 실력이 향상되는 것을 느낀다. 다만 좀 더 희생해야 하고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놀라운 팬들이 있는 한, 싱가포르 축구는 발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아시아 축구의 ‘빅 브라더’로서 조언을 남겼다.

한편 경기 막판 7-0으로 여유있게 이기고 있던 한국 대표팀. 보통 이기고 있을 때 선수 교체 지시를 받으면 느긋한 속도로 나가는 게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교체 아웃 지시를 받자마자 마치 지고 있는 것처럼 빠르게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손흥민은 교체 아웃될 때 스프린트하며 나온 이유를 묻자 “솔직히 저는 욕심이 많은 선수라 더 뛰고 싶었다. 해트트릭할 기회도 있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좀 더 생각해보니 제 욕심보다는 데뷔하는 선수들의 기억과 경험이 더 소중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오세훈에게 한 번의 슈팅 기회라도 올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빨리 나가려 했다”라고 말했다.

스코어가 벌어진 상황에서 후배의 활약을 위해 빨리 나갔다는 손흥민의 배려심. 인터뷰 막판까지 손흥민의 후배 사랑은 빛났다.

손흥민은 배준호의 데뷔골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가능성이 많은 친구다. 이강인도 그랬지만 재능 있는 선수들이 정말 많다. 저 역시 한국인이기에 한국 축구에 대한 애정이 많다. 그래서 우리 축구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이 들었다. 칭찬해주고 싶다”라고 흐뭇해했다.

아시안컵에서의 아쉬움은 잊고, 다시 한 번 대표팀을 수습해 잘 이끌어가고 있는 손흥민. 게다가 새 얼굴이 대거 들어온 상황에서 손흥민의 리더십은 더욱 빛을 발휘하고 있다. 한국 대표팀에 이런 주장이 있어 그저 든든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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