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 새벽 4시,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2023-24 UEFA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 개최됐다. 이번 결승전에서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스페인 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가 맞붙었다.
경기 전, 식전행사에서 양팀의 전설이 나란히 등장하여 팬들의 큰 환호를 받았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전설적인 선수 카를하인츠 리들레와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 지네딘 지단이 함께 우승컵을 들고 모습을 드러냈다. 리들레는 1993년부터 1997년까지 도르트문트에서 활약하며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경험한 바 있다. 이후 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의 리버풀로 이적했으며, 풀럼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지단은 2001년부터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었으며, 2006년 은퇴할 때까지 레알 마드리드에서 선수 생활을 마쳤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첫해에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이후 감독으로 팀을 지휘하며 세 차례 더 우승을 거두었다. 지단은 선수와 감독으로서 총 4번의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이뤄낸 바 있다.
이처럼 양팀의 전설들이 결승전에 앞서 우승컵을 들고 웸블리 스타디움의 관중들에게 인사를 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지단은 작은 망신을 당했다. 영국 매체 ‘더 선’은 경기 후 “긴장한 지네딘 지단이 웸블리에서 챔피언스 리그 트로피를 들고 갈 때 당황스럽게도 복장 고장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영상에 따르면, 리들레는 정장 슈트 차림이었는데, 지단은 위에는 정장 자켓을 입었지만 바지는 흰색의 캐주얼 복장을 하고 있었다. 색이 대비되는 바람에 잘못된 복장이 더 도드라졌다. 리들레와 함께 우승컵을 걸어나오는 지단은 정장 자켓의 단추를 잘못 채웠고, 그 결과 좌우 자켓의 길이가 달라져 언밸런스한 모습이 되었다. 특히 바지가 흰색이다 보니 이러한 실수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이를 알아차린 팬들은 당황스러워했다. 올해 51세에 불과한 지단이 큰 실수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사의 제목도 ‘긴장한 지단’이었다.
중계방송으로 이 장면을 본 팬들은 소셜미디어로 몰려들었다. “지단의 블레이저(상의)가 이해가 안 된다. 앞면이 비뚤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등과 어깨도 끔찍하다”, “블레이저 단추가 제대로 채워지지 않은 지단”, “지단은 블레이저의 단추를 제대로 잠그지 못한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물론 농담을 하는 팬도 있었다. “아마도 레알 마드리드가 결승전에서 패할 것 같다. 지단이 블레이저 단추를 잘못 채운 후 하하하”라거나 “지단이 긴장하고 있다. 증거는 없지만 의심의 여지가 없다. 재킷이 그 증거다!”라고 적었다.
한편 경기는 레알 마드리드가 2일(한국 시각)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르트문트와의 2023-2024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서 2-0으로 완승을 거뒀다. 2021-2022시즌에 이어 2시즌 만에 다시 우승에 성공한 레알 마드리드는 이날 우승으로 통산 15번째 빅이어를 품에 안았다. 두 번째로 많은 우승을 차지한 AC 밀란(7회)보다 두 배가 넘는 기록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11시즌 동안 무려 6번의 우승을 차지하며, 명실상부 유럽 최강의 지위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날 승리로 더블을 달성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주드 벨링엄이 가세한 레알 마드리드는 세대교체의 정점을 찍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단 1패만을 허용하는 놀라운 경기력으로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UCL에서도 조별리그 전승으로 토너먼트에 올라,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 ‘독일 최강’ 바이에른 뮌헨 등 당대 최고의 팀들을 차례로 무너뜨린 후 결승까지 올랐다.
반면 도르트문트는 1996-1997시즌 이후 27년 만에 우승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2012-2013시즌 바이에른 뮌헨과의 결승전에서 1-2로 패하며 눈물을 흘린 도르트문트는 11년 만에 다시 결승 무대를 밟았지만, 레알 마드리드라는 벽에 막혔다. 이날 결승전을 끝으로 도르트문트를 떠나는 ’11년 전 결승 멤버’ 마르코 로이스는 또 한 번 고개를 숙였다.
전반전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도르트문트의 공세에 흔들렸다. 카림 아데예미에게 여러 차례 결정적인 슈팅을 허용했고, 전반 23분에는 니클라스 풀크루그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왔다. 하지만 티보 쿠르투아 골키퍼의 선방쇼가 빛나면서 위기를 넘겼다. 후반에 레알 마드리드는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29분, 토니 크로스의 코너킥을 다니 카르바할이 헤더로 연결해 선제골을 넣었다. 이어 38분에는 주드 벨링엄의 어시스트를 받은 비니시우스가 마무리하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경기가 레알 마드리드의 2-0 승리로 끝난 후 열린 시상식에서 다시 트로피를 들고 나온 지단은 블레이저 자켓의 단추를 제대로 채운 상태였다. 아마도 주변인들이 지적해준 덕분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