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 로이스의 도르트문트에서의 마지막 경기가 마무리되었다. 첫 시즌처럼 마지막 시즌도 준우승에 그쳤다.
도르트문트는 2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0-2로 패배했다.
경기 초반 도르트문트는 공격적으로 나섰다. 전반 20분, 마츠 훔멜스가 절묘한 침투 패스를 전달했고, 이를 받은 카림 아데예미가 일대일 찬스를 잡았으나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 이어 전반 23분에는 퓔크루크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와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전을 득점 없이 마친 도르트문트는 후반전에서 실점을 허용했다. 후반 29분, 코너킥 상황에서 다니 카르바할에게 헤더 골을 내주었고, 후반 38분에는 이안 마트센의 실수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에게 추가 골을 허용했다. 결국 두 골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도르트문트는 레알 마드리드에 패하고 말았다.
이번 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은 마르코 로이스의 도르트문트에서의 마지막 경기였다. 도르트문트와의 작별을 알린 로이스는 지난달 18일 독일 분데스리가 최종 라운드에서 홈 팬들과의 이별식을 가졌다. 당시 로이스는 홈경기장인 지그날 이두나 파크를 찾은 8만 명이 넘는 관중들에게 맥주를 모두 구매해 주며 큰 화제를 모았다. 특히, 마지막 홈경기에서 로이스는 1골 1도움의 맹활약을 펼치며 팀을 승리로 이끌어 팬들과의 이별을 더욱 뜻깊게 마무리했다.
그러나 로이스의 진정한 마지막 경기는 UCL 결승전이었다. 그는 도르트문트에서 오랜 기간 뛰었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분데스리가에서는 강력한 라이벌 바이에른 뮌헨에 밀려 단 한 번도 리그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2012-13시즌 도르트문트에 합류한 이후, DFB-포칼 우승 2회, DFL-슈퍼컵 우승 3회를 기록했으나, 분데스리가에서는 준우승만 7번 경험했다.
로이스는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었지만, 도르트문트는 유럽 최강 레알 마드리드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후, 로이스는 우승을 축하하는 레알 선수들 뒤에서 홀로 그라운드를 바라보며 쓸쓸히 앉아 있었다. 준우승 메달을 받은 뒤 로이스는 메달을 벗어놓고, 다시 한번 아쉬움 속에서 마지막 경기를 마무리했다.
11년 전과 다를 바가 없었다. 마르코 로이스가 처음 도르트문트에서 뛰었던 2012-13 시즌, 도르트문트는 UCL 결승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만났다. 그러나 1-2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고, 11년이 지난 마지막 시즌에서도 UCL 결승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패해 다시 준우승에 그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이스는 도르트문트의 명실상부한 레전드다. 마츠 훔멜스, 마리오 괴체,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등 많은 동료들이 팀을 떠났지만, 로이스는 홀로 도르트문트를 지켰다. 12년 동안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도르트문트에서 429경기에 출전해 170골 131도움을 기록했다. 비록 마지막은 준우승으로 끝났지만, 도르트문트 팬들은 로이스를 영원히 기억할 것이며, 그의 ‘낭만’은 계속해서 회자될 것이다.
그리고 사실 로이스와 마찬가지로 레알 마드리드에서 고별전을 치른 크로스. 두 사람의 맞대결은 경기 전부터 많은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승자는 크로스였지만 두 사람은 경기가 끝난 뒤 서로를 리스펙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경기 종료 후 한 장의 사진을 SNS에 업로드했다. 그 사진에는 마르코 로이스와 토니 크로스가 서로를 안아주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비록 같은 구단에서 뛴 적은 없지만, 독일 국가대표팀 소속으로 함께했던 두 선수는 서로의 마지막 경기를 위로하고 축하했다.
이 장면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스웨덴전을 떠올리게 했다. 당시 ‘디펜딩 챔피언’ 독일은 조별리그에서 1승 2패로 충격적인 탈락을 당했다. 부진한 경기 속에서 로이스와 크로스는 고군분투했다. 특히 스웨덴전에서 0-1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로이스는 동점골을, 크로스는 극적인 역전골을 만들어내며 16강 진출의 희망을 살렸다.
특히 크로스의 역전골은 두 선수의 뛰어난 판단 덕분이었다. 독일의 ‘빌트’지는 “크로스는 처음에는 패스를 시도하려 했으나, 로이스가 슈팅이 더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말을 듣고 크로스는 직접 슈팅을 했고, 공은 스웨덴 골키퍼의 손을 지나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고 전했다.
6년 전, 두 선수는 같은 목표를 위해 그라운드에 나섰지만, 이번 경기는 서로 다른 목표를 꿈꾸며 경기에 임했다. 결과적으로 승자는 크로스였지만, 그는 로이스를 ‘패자’로 여기지 않았다. 다른 유니폼을 입고 있었을 뿐, 그라운드에서 함께 싸운 ‘친구’로서 로이스를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