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축구의 아버지’로 많은 축구팬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박지성. 국내 팬들 뿐 아니라 맨유 팬들 역시 아직도 박지성을 그리워하곤 한다. 워낙 그라운드에서 헌신적인 모습 때문에 팬들이 사랑하지 않을 래야 않을 수 없는 선수였다.
박지성은 은퇴 후 축구계에 남고 싶었지만 감독이 되기에는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현재는 전북 현대 디렉터로 열심히 활동 중이다. 이에 대해 작년 5월 박지성이 입을 열었다.
“보통 축구 선수들은 은퇴 후 감독의 길을 걷지만, 나는 행정적인 측면에 더 관심이 있었다. 그래서 스포츠 관리 연구와 교육에 시간을 투자했다. 이를 통해 아시아의 풀뿌리 및 유소년 축구 구조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아시아에는 아직 발굴되지 않은 인재들이 많다. 유소년 축구 구조를 개선해 미래 세대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유럽이나 남미처럼 유소년 시스템에 자원을 투자한다면 아시아에서도 훌륭한 선수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박지성은 자신을 지도했던 거스 히딩크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보며 그들의 리더십에 경탄했다고 말했다. 그는 “두 감독 모두 특별한 방식으로 선수들과 소통했다. 그들은 선수들이 지시를 따르도록 만들고, 100% 최선을 다하도록 동기를 부여할 수 있었다. 이런 소통 기술은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1군 팀에 20명이 넘는 선수가 있지만 열한 명만 선발로 출전하기 때문에 뛰지 못하는 선수들까지 다 관리해야 한다. 이는 정말 어려운 일이며, 내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지성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유럽에 진출하는 후배들에게 중요한 점을 강조했다. 바로 언어 습득의 중요성이다. 그는 “유럽은 아시아와 완전히 다르다. 잔디나 날씨도 다르다. 유럽으로 바로 직행하면 다른 나라에서 생활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자신의 일본 J리그 경험이 해외 생활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외에 진출하려면 먼저 언어를 배워야 한다. 유럽의 언어를 말할 수 있다면, 팀 내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다. 영어든, 포르투갈어든, 프랑스어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박지성은 “당시 아무도 내게 언어를 배워야 한다고 말해주지 않았다. 네덜란드에서는 외국인을 위한 네덜란드어 수업이 있었고, 개인적으로 영어도 배웠다. 그래서 영국에 갔을 때 약간의 영어를 통해 선수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문화에 적응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며 언어 습득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후 ‘맨인유럽’ 촬영 차 미트윌란에서 만난 이한범과의 자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후배 선수들에게 답답한 부분이 있다며 다시 한 번 언어 습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후배들이 유럽 진출 의지는 있는데 언어 습득은 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였다.
이 자리에 있던 이한범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자 박지성이 이한범의 말을 듣고 답답해하며 다음과 같이 조언을 했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으니 유럽에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잖아. 그러니까 꿈을 꾸는 거고. 그러면 미리 준비를 해야지!”
비단 이한범 뿐 아니라 많은 수의 한국 유망주들에게 전하는 이야기였다. 박지성이 이런 조언을 한 데는 본인의 현역 시절 경험 때문이다. 분명 박지성이 학생 시절만 해도 유럽 진출 사례가 많이 없고, 데이터도 부족했던 상황. 아무도 박지성에게 언어 습득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았다.
그래서 박지성 역시 유럽 진출 초기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수줍음이 많던 박지성의 성격상 언어까지 되지 않아 당연한 수순이었다.
하지만 네덜란드 시절부터 네덜란드어와 영어를 병행해 늦게나마 시작한 언어 습득. 이를 바탕으로 조금씩 네덜란드 무대에서 적응하기 시작했고, 맨유로 이적한 뒤엔 더 피나는 노력으로 영어 습득에 성공했다.
실제로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박지성의 조언. 본인이 힘들었던 경험이라 더 새겨들을 만하다. 점점 유럽 진출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실력도 실력이지만 언어 습득 역시 어릴 때부터 미리 진행돼야 할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