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 린가드(31)에 이어 또 다른 스타 플레이어가 K리그로 합류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김진규 FC서울 전력 강화 실장이 16일 전 축구 국가대표 이천수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리춘수’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K리그 605경기 출장(역대 2위)에 빛나는 레전드 골키퍼 김영광도 함께 자리했다.
김진규 실장은 해당 회차에서 근황을 묻는 질문에 “나는 요즘 선수 영입도 해야 하고 우리 팀(FC서울) 경기도 쫓아다니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어 김진규 실장은 “현재 린가드 2탄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이에 김영광은 “그럼 린가드보다 더 위 체급 선수야?”라는 질문을 던졌고, 김진규 실장은 “그건 데리고 와봐야 알 것 같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김진규 실장이 추가적인 이야기를 꺼내지 않자, 이천수는 자연스레 린가드 이야기로 화제를 전환했다. 이천수는 “린가드 잘하잖아”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진규 실장은 “시술 이후 몸 상태가 괜찮아졌다”고 답변했다.
김영광은 이에 “린가드는 확실히 다르긴 하지?”라며 궁금증을 나타냈고, 김진규 실장은 “린가드는 슈팅 템포 같은 게 다르다. 훈련하는 모습만 봐도 알 수 있다”며 소속팀 선수를 향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진규 실장의 자신감처럼, 린가드는 남다른 클래스를 가진 선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의 명문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으로 182경기에 출전해 29골, 17도움을 기록했다. 또한, ‘슈퍼스타’가 즐비한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서도 A매치 32경기에 출전해 6골을 터뜨렸다.
린가드는 실력뿐만 아니라 인지도와 스타성 측면에서도 역대 K리그 최고 선수로 평가받는다. 그의 SNS 팔로워는 900만 명을 훌쩍 넘어선다. 이러한 린가드가 자신의 다음 행선지로 유럽 5대 리그가 아닌 K리그1의 FC서울을 선택하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FC서울도 린가드 영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3월 2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서울과 광주FC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개막전 입장권은 발매 개시 2분 30초 만에 매진되었다. 경기장은 린가드를 보러 온 인파로 가득 찼다. 이날 후반 32분 투입된 린가드는 팀의 0-2 패배를 막지는 못했지만, K리그 데뷔전을 치르며 슈퍼스타의 입성을 알렸다.
린가드의 홈 개막전이 예상되었던 FC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인 더비’에서는 당시 기준 승강제 이후 최다 관중인 51,670명이 몰렸다. 김진규 실장이 앞서 언급했던 ‘린가드 2탄’도 이와 같은 신드롬 효과를 재현하려는 노림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후 부상으로 잠시 전열에서 이탈했다.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3라운드 홈경기(2-0 승) 직후 무릎 통증을 호소했고, 무릎에 물이 차는 증세로 인해 수술을 받은 뒤 2개월 가까이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부상에서 회복된 후 린가드는 점차 출전 시간을 늘려가고 있다. 이달 19일 대구FC와의 13라운드 홈경기(1-2 패)로 복귀한 린가드는 25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14라운드 원정경기(2-2 무)에서 선발 출전해 이적 후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공격수로 배치되었지만, 중원까지 내려와 경기를 풀어주는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수행하며 여전한 기량을 뽐냈다.
28일 김천 상무와의 15라운드 원정경기에서도 선발로 나섰다.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린가드는 이날 72분을 소화했다. 서울은 0-0 무승부에 그쳤지만, 올 시즌 울산 HD와 함께 3강으로 분류되는 포항과 김천을 연달아 만나 승점 2를 챙기며 조금이나마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최근 2경기에서 번뜩이는 움직임을 보여준 린가드는 서울의 경기력 향상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김 감독도 “린가드의 가능성을 봤다. 좀 더 몸 상태가 좋아지면 공격을 풀어가는 데 좋은 옵션이 될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제 남은 것은 공격 포인트다. 4승 5무 6패, 승점 17로 중위권에 머물고 있는 서울은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다소 단조로운 공격 패턴을 보이곤 하는데, 린가드가 공격 재능을 발휘한다면 새로운 활로를 뚫을 수 있다. 서울은 물론 다른 팀 팬들도 빅리그 출신 린가드의 활약과 특유의 익살스러운 세리머니를 하루빨리 K리그에서 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FC서울이 추진하고 있다는 빅네임 영입. 무엇보다 이미 린가드 흥행으로 빛을 본 데다 경기장에서 활약 역시 점점 끌어 올리는 중이라 서울 입장에서도 충분히 시도할 법하다. 과연 또 한 번 FC서울이 K리그 팬들을 놀라게 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