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대 일본 축구를 대표하는 공격수 중 한 명인 오카자키 신지(38·신트트라위던)가 화려한 축구 경력을 마무리 지었다. 은퇴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53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며 팬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신트트라위던 소속의 오카자키는 5월 18일 열린 2023-24 벨기에 리그 39라운드 루벤과의 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53분을 소화했다.
오카자키는 지난 2월, 소셜미디어를 통해 2023-24 시즌을 마지막으로 현역 생활을 마감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당시 “축구 선수로서 최선을 다했다”며 “내 몸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오카자키는 선발 공격수로 나섰고, 스즈키 아야, 이토 료타로 등 일본인 후배 선수들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볐다. 비록 슈팅은 없었으나 한 차례의 성공적인 드리블과 두 번의 그라운드 경합에서 한 번 승리하며 마지막 경기를 마쳤다.
후반 8분, 교체되어 그라운드를 떠날 때 양팀 선수들은 ‘꽃길’을 만들어주며 베테랑 선수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오카자키는 2005년 일본 시미즈 S펄스에서 프로로 데뷔해 2011년 독일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에 진출했다.
이후 오카자키는 마인츠(독일)를 거쳐 레스터 시티에 입단, 동화 같은 2015-2016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하며 경력의 정점을 찍었다.
2005년 J리그 시미즈 S펄스에서 프로 데뷔한 오카자키는 선수 커리어 내내 ‘성실함의 아이콘’으로 국내 축구팬들에게 큰 호감을 샀다.
특히 레스터 시티 시절이 그의 커리어의 하이라이트였다. 오카자키는 박스 안에서의 타격보다는 공수 양면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팀의 간판 공격수인 제이미 바디를 빛나게 했다. 그 결과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를 팀에 안겼다.
레스터 시티는 2014-2015 시즌 리그 최하위권에 머무르다 14위로 올라 강등을 면했으며, 그 다음 시즌에는 수많은 ‘빅클럽’을 제치고 창단 132년 만에 극적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오카자키는 레스터 시티의 간판 제이미 바디와 함께 주로 투톱으로 출격하며 우승 시즌 공식전 39경기에 출전해 6골 2도움을 기록했다.
2018-2019 시즌을 끝으로 레스터 시티와 계약이 만료된 오카자키는 스페인의 우에스카와 카르타헤나를 거쳐 2022년 벨기에 신트트라위던에 입단했다.
우에스카에서 뛰던 2019-2020 시즌에는 팀 내 최다 득점자(정규리그 12골)로 활약하며, 2부 리그 우승과 1부 프리메라리가(라리가) 승격을 이끌었다.
오카자키는 클럽에서의 활약뿐만 아니라 국가대표팀에서도 주축 선수로 활약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부터 2018년 러시아 대회까지 세 차례 월드컵에 출전했다. 일본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119경기에 나서, 일본 역대 3위에 해당하는 50골을 기록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모두의 배웅을 받으며 커리어를 마무리한 오카자키. 사실 이 경기 오카자키의 선발은 꽤 오랜만에 이뤄진 결정이었다. 부상과 폼 저하로 주전 자리에서 밀려났었기 때문. 그래도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 만큼 관중 앞에서 인사할 수 있도록 토르스텐 핑크 감독이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 덕분에 성사된 오카자키의 마지막 경기. 사실 오카자키는 레스터 시절 활약 외에도 마인츠 시절 구자철, 박주호와 활약하며 국내 팬들에게 제법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레스터에서도 손흥민과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으로 호감을 남긴 적도 있다.
오카자키 입장에서는 일본 축구의 미래를 이끌 스즈키 자이온, 이토 료타로 등 후배 선수와 함께 뛰어 그 의미가 더욱 큰 경기였다.
하이라이트는 후반 8분이었다. 오카자키가 파티 카야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갈 때 양 팀 선수단이 양옆으로 도열해 가드 오브 아너를 보냈고, 오카자키에게 꽃다발을 선물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아시아 축구의 별이 또 하나 지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