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결승전 때마다 홀란드가 고립되고 있는 ‘진짜’ 이유

득점왕의 위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엘링 홀란(24, 맨체스터 시티)은 결승전에서도 침묵을 지켰다.

맨체스터 시티는 2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결승전에서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1-2로 패배했다.

이 패배로 맨체스터 시티는 이번 시즌 처음으로 맨체스터 더비에서 무릎을 꿇으며, 두 시즌 연속 ‘더블(2관왕)’ 달성에 실패했다. 프리미어리그 4연패를 달성한 맨시티는 리그 8위에 머물렀던 맨유에게 발목을 잡혔다.

맨시티는 전반에만 두 골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요슈코 그바르디올과 슈테판 오르테가의 치명적인 소통 실수로 알레한드로 가르나초에게 선제골을 내줬고, 코비 마이누에게 추가 골을 허용했다. 후반 42분 제레미 도쿠가 추격골을 기록했으나, 그게 전부였다. 결국 맨유는 지난 시즌 FA컵 결승에서 맨시티에게 당했던 패배를 설욕하는 데 성공했다.

맨체스터 시티로서는 엘링 홀란의 부진이 치명적이었다. 그는 이날 경기에서 공격수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175cm의 단신 수비수’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에게 철저히 막혀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195cm의 큰 키를 자랑하는 홀란은 후반에 한 차례 골대를 맞힌 것 외에는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영국 현지에서는 홀란의 계속되는 결승전 침묵이 집중 조명되고 있다. 그는 이번 시즌에도 리그에서 27골을 터뜨리며 2년 연속 득점왕에 올랐지만, 중요한 경기에서는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홀란은 맨체스터 시티에서 준결승전 3경기와 결승전 6경기를 치렀으나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심지어 어시스트조차 없다. 9경기에서 0골 0도움에 그친 것이다. 결승전 득점 기록은 도르트문트 시절에 기록한 3골이 전부다.

홀란을 향한 기대가 큰 만큼 비판도 클 수밖에 없다. 그는 맨체스터 시티 유니폼을 입고 90경기에서 90골 15도움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번 시즌 들어 결정력이 많이 무뎌졌고, 중요한 순간마다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이유로 준우승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영국 ‘풋볼 365’는 “홀란의 스탯은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나쁘다. 맨시티에는 엘리트 수준의 큰 경기에서 미끄러지는 새가슴(bottler)이 있다”고 직격 비판했다. 매체에 따르면 홀란은 프리미어리그에서 기록한 63골 중 41골을 하위권 팀을 상대로 넣었다.

이로 인해 홀란이 ‘리그 2(4부리그) 선수’ 수준이라는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그는 이달 초 레알 마드리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 1·2차전에서도 눈에 띄지 않았고, 맨유 출신 로이 킨으로부터 4부리거 같다는 혹평을 받았다.

홀란드의 가장 큰 단점은 경기 관여 능력이다. 전형적인 포처로서, 팀의 전체적인 경기력이 밀리면 그의 경기 관여가 극도로 적어진다. 중원 싸움에서 팀이 열세에 있을 때는 상대 센터백들과 유사한 위치에서 침투를 노리는 모습이 자주 나타나며, 팀의 공격 전개가 원활하지 않으면 경기에서 거의 보이지 않게 된다.

이번 시즌 리그에서 20골 이상을 넣었지만, 빅찬스 미스가 많아졌고 경기력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고 있다. 특히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그는 해리 케인과 달리 내려와서 경기를 풀어주지 않다 보니 고립되는 일이 많아진다. 또한 빅클럽과의 경기에서는 골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약팀을 상대로만 골을 넣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자 영국의 ‘기브미스포츠’가 홀란드의 성적을 분석해 공개했다. 홀란드가 맨시티 유니폼을 입은 후의 기록이다.

먼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빅 6와의 맞대결 성적이다. 맨유와의 경기에서는 4경기에서 6골을 기록했으며, 토트넘과의 4경기에서는 3골, 아스널과의 4경기에서는 2골, 첼시와의 4경기에서도 2골, 리버풀과의 3경기에서는 1골을 넣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성적도 비교되었다. 2022-23시즌에는 조별리그에서 5골, 토너먼트에서 7골을 기록했으며, 2023-24시즌에는 조별리그에서 5골, 토너먼트에서 1골을 기록했다.

마지막으로 홀란드가 경기에 뛰었을 때와 빠졌을 때의 승률 비교도 이루어졌다. 2022-23시즌에 홀란드가 있을 때는 53경기에서 38승(승률 71.7%), 홀란드가 없을 때는 8경기에서 6승(승률 75%)을 기록했다. 2023-24시즌에는 홀란드가 있을 때 45경기에서 32승(승률 71.1%), 홀란드가 없을 때는 14경기에서 12승(승률 85.7%)을 기록했다.

이 매체는 “홀란드가 올 시즌 UCL 8강 레알 마드리드전에서 경기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 또한 맨유와의 FA컵 결승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90분 동안 거의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 홀란드는 결승전이나 커뮤니티실드에서도 1골도 넣지 못했다. 맨유의 로이 킨은 그를 4부리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홀란드가 큰 경기에서 얼마나 형편없었는가”라고 설명했다.

이어 “홀란드가 없을 때 맨시티가 더 좋은 팀이 된다는 논의가 있었다. 홀란드가 없을 때 실제로 맨시티가 더 높은 승률을 자랑한다는 점은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통계에는 주의할 점이 있다. 홀란드가 없어도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기에서 홀란드가 휴식을 취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그러나 홀란드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승률 차이는 올 시즌과 지난 시즌을 비교했을 때 더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홀란드가 빠진 대부분의 경기는 휴식이 아니라 부상이었다.

물론 아직 홀란드에겐 극복할 만한 시간이 남아있다. 결국 다음 시즌 홀란드의 과제는 빅매치 임팩트. 재능 자체는 워낙 훌륭한 만큼 다음 시즌 꼭 극복할 수 있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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