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전과 비교해 무려 10명의 선수가 교체됐다. 김도훈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은 6월 A매치 두 경기(싱가포르와 중국)를 위해 놀라운 명단을 발표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7일 다음 달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싱가포르전(원정)과 중국전(홈)에 출전할 23명의 태극전사 명단을 공개했다.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기존의 주요 선수들은 예상대로 선발되었지만,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조규성(미트윌란)은 이번 명단에서 빠졌다.
김도훈 감독은 “김민재는 최근 리그 경기에서 다친 왼쪽 발목 때문에 정상적인 훈련과 경기 출전이 어렵다는 요청이 있었다”며, “조규성은 오른쪽 무릎 통증이 지속돼 이번 소집 기간에 수술을 받을 예정이어서 부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표팀 우측 수비수 설영우(울산 HD)도 이달 초 어깨 수술을 받아 이번 명단에서 제외됐다.
대표팀 내 입지가 굳건한 자원들의 부상 등으로 인해 새로운 얼굴이 무려 7명이나 합류했다. 지난 3월 황선홍 전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이끈 대표팀에서도 직전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멤버 중 12명이 제외되는 등 큰 변화가 있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김도훈 감독은 연령별 대표팀에서 두각을 나타낸 배준호(스토크 시티), 오세훈(마치다 젤비아), 황재원(대구FC) 등과 함께, 한 번도 태극 마크를 달지 않은 황인재(포항 스틸러스), 하창래(나고야) 등을 과감하게 선발했다. 이들은 모두 최근 소속팀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인 선수들이다.
김도훈 감독은 “새로운 선수들이 상당수 합류했지만, 기존 국가대표 선수들은 어떤 선수들과도 잘 호흡을 맞출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전술적인 준비를 철저히 해서 이번 두 경기에서 신구 조화가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중앙 미드필더 정우영(알 칼리즈)과 박용우(알 아인)의 대표팀 복귀도 주목할 만하다. 정우영은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의 신임을 받았지만,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이후 지휘봉을 잡은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에게 외면받았다가 1년 3개월 만에 다시 대표팀에 합류했다. 정우영의 대체자로 클린스만호 중원의 한 축을 맡았던 박용우도 3개월 만에 돌아왔다. 두 선수는 대표팀 활약 중 큰 실수를 범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난 3월 처음으로 태극 마크를 단 주민규와 이명재(울산 HD)는 이번에도 대표팀에 선발되었다. 반면 정호연(광주FC)은 김도훈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김도훈호는 내달 2일 인천공항에서 소집한 후 싱가포르로 출국할 예정이다.
기존 선수들의 이탈은 아쉽지만, 대신 발탁된 새 얼굴들에게는 기회의 장이 열렸다. 이번 명단에는 무려 7명이 최초로 발탁되었으며, 일부 주축 선수들이 빠진 만큼 국가대표팀 데뷔를 꿈꿀 수 있게 되었다.
먼저 최전방에는 조규성을 대신해 현재 J리그1 1위를 달리고 있는 마치다 젤비아의 주전 공격수 오세훈이 발탁되었다. 이강인과 함께 2019 FIFA U-20 월드컵 준우승의 주역인 오세훈은 리그에서 6골을 기록하는 등 개인적으로도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이 포진한 2선을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해야 하는 현재 대표팀의 특성상, 스트라이커에게는 연계 능력이 요구된다. 좋은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포스트 플레이에 능한 오세훈은 이러한 요구에 부합하는 선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3월 33세의 나이에 처음으로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늦게 핀 꽃’ 주민규가 건재하지만, 오세훈이 과거 울산 HD에서 김도훈 감독과 인연을 맺었던 선수라는 점도 그의 출전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듀오였던 김민재와 김영권이 빠진 센터백 포지션에는 권경원, 조유민과 함께 하창래, 박승욱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즌까지 포항 스틸러스에서 호흡을 맞췄던 하창래와 박승욱은 K리그 수준급 수비수로 여겨졌지만, 이번이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게 되었다.
대표팀 경험을 고려하면 권경원과 조유민이 수비라인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지만, 하창래와 박승욱에게도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두 선수는 이번 소집을 통해 자신들이 언제든지 국가대표팀에 발탁될 수 있는 자격이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3월 명단과 비교했을 때, 오른쪽 수비수 명단도 완전히 바뀌었다. 설영우와 김문환이 맡았던 오른쪽 측면 수비는 새로운 얼굴이자 젊은 피인 황재원과 최준이 담당하게 됐다. 설영우, 김문환, 김태환 등 기존에 발탁되던 선수들이 모두 제외되었기 때문에, 황재원과 최준 중 적어도 한 명은 싱가포르전에서 데뷔전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
황선홍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두 선수, 황재원과 최준은 차기 대표팀의 오른쪽 측면 수비를 책임질 선수들로 여겨졌다. 설영우가 자리를 비운 지금이야말로 황재원과 최준에게는 차기 대표팀 오른쪽 수비수 자리를 두고 경쟁력을 발휘할 절호의 기회다.
특히 황재원은 풀백은 물론 백3의 센터백 한 자리와 미드필더까지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자원이다. 이는 김도훈 감독이 다양한 방식으로 그를 활용할 가능성을 높인다.
6월 A매치 2연전을 통해 새로운 얼굴들의 데뷔를 기대할 이유는 충분하다. 한국이 싱가포르 원정에서 무승부 이상을 기록하면 3차 예선 진출을 확정 짓게 된다. 싱가포르전 결과에 따라 여유를 갖고 임할 수 있는 중국전은 일부 선수들에게 데뷔 쇼케이스가 될 수 있다.
▲ 6월 축구대표팀 소집 선수 명단(23명)
골키퍼: 조현우(울산 HD) 송범근(쇼난벨마레) 황인재(포항 스틸러스)
수비수: 권경원(수원FC) 박승욱(김천 상무) 조유민(샤르자) 하창래(나고야) 김진수(전북 현대) 이명재(울산 HD) 황재원(대구FC) 최준(FC서울)
미드필더: 박용우(알 아인) 정우영(알 칼리즈) 황인범(FK츠르베나즈베즈다) 홍현석(KAA헨트) 배준호(스토크 시티) 이재성(마인츠)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엄원상(울산 HD)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공격수: 주민규(울산 HD) 오세훈(마치다 젤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