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일 한 번 해볼래요?” 무려 한국 대표팀 감독 부임 제안을 받고 ‘사비 감독’이 보인 반응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과 접촉한 사실이 드러났다.

스페인 매체 ‘문도데포르티보’는 24일(한국시간) 보도에서 “지난 1월, 바르셀로나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한 지 몇 주 뒤,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해고한 한국 대표팀으로부터 제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사비 감독은 한국의 관심에 감사의 뜻을 전했으나, 제안을 거절했다. 당시 그의 마음은 6월 30일 이후 바르셀로나에 머물지 않겠다는 결심이 확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바르셀로나는 지난 1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바르셀로나의 사비 감독이 6월 30일 클럽을 떠난다고 발표했다. 사비 감독은 비야레알과의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 사실을 밝혔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비 감독의 사임 결정은 지속적인 부진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바르셀로나 측은 “비야레알전이 끝난 후, 사비 감독은 라포르타 회장과 데코 이사에게 시즌이 끝나면 1군 감독직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사비 감독은 이 결정이 현재 클럽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실제로, 사비 감독은 비야레알전 이후 “며칠 전에는 참았지만 오늘이 이 사실을 발표하는 날이다. 나는 문제가 되고 싶지 않다. 2년 전처럼 바르셀로나에 해결책이 되고 싶다. 남은 4개월 동안 모든 것을 바칠 것이다”라고 고백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대한축구협회(KFA)는 사비 감독과 접촉했다. 당시 한국은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한 뒤 새 감독을 찾고 있었다. 다양한 국내 감독은 물론 외국인 감독 선임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결국 KFA는 황선홍 감독에게 3월 A매치 2연전 임시 감독직을 제안했고, 황 감독은 이를 받아들여 팀을 이끌었다. 이후 2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새로운 감독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KFA는 제시 마치와 헤수스 카사스 감독을 우선순위에 두고 협상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결국 다시 임시 감독 체제를 선택하게 되었다. 김도훈 감독이 오는 6월 A매치 2연전에서 팀을 이끌게 됐다. 감독 찾기는 원점에서 다시 시작된다. 축구계 관계자는 “사실상 원점에서 재검토를 추진 중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사비 감독은 1월 팀을 떠나겠다고 밝혔지만, 시즌이 진행되면서 양측의 의견이 좁혀졌다. 결국 사비 감독은 떠나기로 한 결정을 철회했다. 지난 4월, 사비 감독은 “나는 열렬한 바르셀로나 팬이다. 회장과 수뇌부에 높은 신뢰를 갖고 있다. 모두가 보내준 사랑과 지지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 프로젝트는 끝나지 않았다. 내 생각에 이것(잔류)이 클럽을 위한 최선인 것 같다. 내게 보여준 신뢰는 정말 대단하다. 다시 일을 시작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비 감독의 유임 소식에 팬들은 물론 선수단까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한 달 만에 다시 팀을 떠날 가능성이 제기됐다. 알메이라전 사전 기자회견이 문제였다. 사비 감독이 클럽의 내부 사정에 불만을 품고 있으며, 이에 라포르타 회장도 분노한 것이다.

스페인 매체 ‘COPE’는 지난 17일 “알메리아와의 경기 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사비 감독은 클럽이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며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당시 사비 감독은 “상황이 어렵다. 최고의 팀과 경쟁하기 위해 경제적인 면에서 이전과 상황이 다르다. 그때는 감독이 원하는 선수를 말할 수 있었다”고 내부 문제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해당 발언은 후안 라포르타 회장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알려졌다. ‘COPE’는 “라포르타가 사비에게 완전히 실망했다. 그는 사비가 회장 집에서 맺은 모든 약속을 어겼다고 생각한다. 라포르타는 사비에게 신뢰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알메리아전 기자회견으로 인해 사비가 선수단을 신뢰하지 않는 감독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비 감독은 알메리아전 이후 기자회견에서도 비슷한 뉘앙스의 발언을 남겼다. 그는 “우리는 모든 타이틀을 위해 싸울 것이다. 그러나 상황은 쉽지 않다. 현실은 변하지 않는다. 큰 기대를 갖고 프리시즌을 시작하고 싶다”며 팀의 어려운 상황과 함께 선수단 보강에 대한 요구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이어 “재정 상황이 최상이 아니더라도 타이틀을 따고 싶은 야망이 있다. 데코, 라포르타와 함께 다음 시즌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비 감독의 발언에 대해 스페인 언론인 마누 카레뇨는 “사비 감독은 바르셀로나가 자신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점점 더 인식하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여러 감독의 문을 두드렸지만 모두 거절했기 때문에 사비 감독이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 것이다. 그들은 데 제르비, 플릭과 대화를 나눴다”고 관계를 설명했다.

상황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문도데포르티보’는 “바르셀로나와 사비 감독은 다음 주에 열릴 회담을 기다리고 있다. 스포츠 디렉터인 데쿠와 바르셀로나 측은 사비 감독에게 다음 시즌 그가 팀을 이끌 수 없게 되었음을 공식적으로 통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비 감독은 바르셀로나의 전설적인 선수 출신 감독이다. 그는 1991년부터 바르셀로나 유스 시스템인 ‘라 마시아’에서 성장해 1998년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2015년까지 무려 24년간 바르셀로나에 몸담으며 바르셀로나를 유럽 최고의 팀으로 만드는데 기여했다.

사비의 트로피 기록이 그의 실력을 증명한다. 선수 시절 사비는 라리가 우승 8회, 코파 델 레이 우승 3회,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우승 6회, 그리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4회를 달성하며 바르셀로나의 전설로 자리매김했다.

선수 생활을 마친 후, 사비는 지도자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그는 카타르의 알 사드 SC에서 마지막 선수 생활을 마치고 은퇴한 뒤 곧바로 감독직을 맡았다. 첫 지도자 경험에도 불구하고, 카타르 스타스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입증했다.

바르셀로나는 그의 지도력을 주목하고 영입에 나섰다. 2021년 11월, 바르셀로나는 로날드 쿠만 감독을 경질한 후 새로운 감독을 물색했고, 사비를 팀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임명했다. 부임 후 사비는 바르셀로나 보드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으나, 이번 시즌을 끝으로 바르셀로나를 떠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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