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너였어?” 분명 반칙을 당했는데 옛 동료인 걸 확인하고 격하게 반가워하는 ‘손흥민’

손흥민이 경기 도중 환하게 웃으며 오랜만에 즐겜 모드로 나섰다.

토트넘 홋스퍼는 22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친선 경기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1-1로 비겼다. 이날 선발로 나선 손흥민은 61분 동안 활약한 후 교체됐다. 무승부로 끝난 두 팀은 승부차기로 승패를 가렸으며, 뉴캐슬이 승부차기에서 5-4로 승리했다.

손흥민과 토트넘에게 이날 경기는 매우 힘든 일정이었다. 토트넘은 20일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8라운드 경기에서 세필드 유나이티드를 3-0으로 이긴 후, 뉴캐슬전 준비를 위해 바로 호주로 이동했다. 약 20시간에 걸친 장거리 비행을 소화했으며, 이동한 거리는 총 1만 7,000Km에 달했다.

토트넘이 이러한 죽음의 일정을 소화하게 되자, 팬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토트넘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된 영상 속 손흥민의 모습은 호주 도착 직후 매우 피곤해 보였다.

하지만 경기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날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특별한 목표가 없는 친선 경기를 즐기며 임했다. 전반 2분에는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는데, 이 슈팅은 뉴캐슬 수비수의 손에 맞고 굴절되었다. 곧바로 손흥민과 토트넘 선수들은 핸드볼을 주장했으나, 주심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고 손흥민도 밝게 웃었다. 큰 항의는 없었다.

프리미어리그 상위권 두 팀의 친선경기는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특히 인상적인 장면이 있었다. 전반 24분,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손흥민이 돌파를 시도하다 트리피어와 충돌해 넘어졌다. 트리피어가 손흥민 위로 넘어졌고, 두 선수는 마주 보며 웃었다.

손흥민은 트리피어를 보며 활짝 웃었고, 트리피어도 미소로 답했다. 손흥민은 장난스럽게 트리피어의 뺨을 툭 치며 일어났다. 영국 ‘풋볼 런던’은 이 장면을 주목하며 “친구들이 재회했다”고 전했다.

부상을 조심해야 하는 상황에서, 친선경기였기에 부상을 입어서는 안 됐다. 더군다나 트리피어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출전을 앞두고 있었다. 손흥민도 이번 시즌 강행군을 마치고 돌아온 터라 체력적으로 여유가 없었다. 그럼에도 두 선수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서로 웃으며 좋게 마무리했다.

손흥민과 트리피어는 토트넘에서 한솥밥을 먹던 사이였다. 심지어 두 선수는 입단 동기다. 2015-16시즌을 앞두고 손흥민은 레버쿠젠에서, 트리피어는 번리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그때부터 손흥민과 트리피어는 4시즌 간 함께했고, 트리피어가 2019-20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하면서 둘의 동료 생활은 끝이 났었다.

또한 손흥민은 부상을 당한 듯한 뉴캐슬의 조엘링톤을 챙겼고, 전반전 도중 트리피어가 교체로 나갈 때 인사를 나눴다.

경기 내내 밝은 모습을 보여준 손흥민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신뢰를 받아 주장 완장을 찼다. 주장 완장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손흥민의 책임은 막중했다.

시즌 막바지로 접어들며 토트넘은 부진에 빠졌고,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을 위해 4위 진입을 노렸으나, 마지막 7경기에서 2승 5패를 기록하며 5위에 머물렀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손흥민의 표정은 어두웠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는 특별한 목표가 없었다. 덕분에 손흥민은 부담감을 내려놓고 웃으며 플레이할 수 있었다. 이렇게 토트넘 주장의 한 시즌이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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