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이별까지 감동과 낭만 그 자체였다. 지난 9년간 리버풀의 전성기를 이끌며 선수와 팬들과 진심으로 소통했던 위르겐 클롭 감독이 고별전에서도 깊은 감동을 남기며 역사에 길이 남을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클롭 감독이 이끄는 리버풀은 20일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8라운드 최종전에서 울버햄프턴을 상대로 2-0 완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리버풀은 클롭 감독의 고별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리그 3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2015년에 리버풀의 사령탑에 오른 클롭 감독은 찬란한 역사를 남기고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안필드를 떠났다. 그는 9년 동안 프리미어리그 우승,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 총 8개의 트로피를 획득하며 리버풀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의 강력한 경쟁 속에서도 리버풀이 다시 유럽 최정상급 팀으로 도약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클롭 감독의 고별전에서 리버풀 선수들도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리버풀은 전반 28분 울버햄프턴의 넬슨 세메두가 퇴장을 당하면서 수적 우위를 점했고, 경기를 주도했다. 그 결과, 맥 알리스터와 자레ll 콴사의 연속 골로 리드를 잡았다. 후반에는 모하메드 살라를 중심으로 계속해서 공격을 시도했지만, 루이스의 슈팅이 골대를 맞는 등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클롭 감독은 고별전에서 5장의 교체 카드를 모두 활용하며 그라벤베르흐, 브래들리, 누녜스, 소보슬라이, 존스를 차례로 투입하면서 경기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경기 후에는 클롭 감독의 고별식이 진행되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리버풀을 떠나는 티아고 알칸타라와 조엘 마팁이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고, 클롭 감독의 사단인 코칭스태프도 작별 인사를 전했다.
마지막은 클롭 감독이 장식했다. 살라, 반 다이크 등 리버풀 선수들의 가드 오브 아너를 받으며 그라운드에 재입장한 클롭 감독은 리버풀 팬들의 뜨거운 박수와 응원을 받았다. 클롭 감독은 리버풀 선수단과 스태프들, 가족 등과 함께 인사를 나누며 리버풀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남겼다.
클롭 감독은 “내가 아직 망가지지 않은 게 놀랍다. 정말 행복하고 믿을 수가 없다. 이 분위기, 경기, 이 가족의 일원이 된 것, 우리가 이 경기장에서 축하하는 방식 모두 정말 고맙다. 끝이 아니라 시작처럼 느껴진다. 창의성과 열망으로 가득 찬 팀을 봤다. 몇 주 전부터 너무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그동안 나는 많은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클롭 감독은 안필드를 가득 메운 팬들과 함께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면서 작별 인사를 했다. 평소 클롭 감독의 시그니쳐와도 같은 이 세리머니. 클롭 감독이 어퍼컷을 하자 안필드 관중들도 함성으로 화답했다.
안필드에서 진짜 마지막으로 보는 이 모습. 수많은 안필드 관중 앞에서 클롭 감독의 마지막은 그렇게 마무리됐다.
한편 프리미어리그에서 클롭의 오랜 라이벌로 인정받았던 과르디올라 감독도 반응을 보였다.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은 클롭이 잉글랜드에 있는 대부분의 기간 동안 치열한 맞대결을 펼쳤다. 경기장 밖에서 과르디올라 감독과 클롭 감독은 서로 존중하는 사이였기 때문에, 두 감독이 서로를 언급하는 것은 놀랍지 않았다. 클롭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에게 “그는 세계 최고의 감독이다. 다른 어떤 감독이 그 클럽에 있더라도 리그에서 4회 연속 우승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것은 그와 그의 팀 덕분이다”라고 밝혔다.
과르디올라는 맨체스터 시티가 웨스트햄을 3-1로 꺾고 프리미어리그 4연패를 달성한 후,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눈물을 흘렸다. 과르디올라는 “나는 그를 많이 그리워할 것이다. 클롭은 내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는 나를 감독으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하게 해주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과르디올라는 “우리는 서로를 엄청나게 존중한다고 생각한다. 그가 다시 돌아올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의 말에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지만, 그는 내 뒤에는 이 클럽이 내게 제공하고 주는 것이 많다는 것을 개인적으로도 잘 알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혼자서는 할 수 없다. 나는 겸손하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그는 나를 정말 많이 도와준다. 그는 팀에서 나를 도와주고 내 인생에서 큰 경쟁자였다. 많은 순간에 나는 다른 팀에서 찾을 수 있는 것처럼 그들을 물리칠 방법을 찾지 못했다. 정말 어려운 일이다. 아르테타와 아스널이 클롭의 유산을 이어받아 우리를 또 다른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과르디올라는 클롭에게 작별 인사를 전했다. “그의 마지막 경기를 보지는 못했지만 그에게는 특별한 경기였기를 바란다. 그는 그럴 자격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타이틀을 땄어?’라고 묻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물론 중요하긴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라고 말하며 마무리 지었다.
그가 오기 전, 리버풀은 흔들리던 클럽이었다. 한때 ‘붉은 제국’으로 군림했지만, 중상위권에서 머무르며 과거의 영광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클롭은 리버풀에 부임하며 4년 안에 팀에 우승컵을 안기겠다고 약속했다.
팀은 완전히 변모했다. 첫 시즌인 2015-16 시즌부터 그는 리버풀을 유로파 리그 결승까지 이끌었다. 2017-18 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패했지만, 2018-19 시즌에는 결국 우승을 차지하며 유럽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이어서 2019-20 시즌에는 30년 만에 리그 우승 트로피를 리버풀에 안겨주었다. 클롭은 자신의 약속을 지켰다.
클롭은 붉은 제국을 재건한 감독이다. 그의 재임 기간 동안 리버풀은 8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무너져가던 명문 클럽을 정상으로 되돌려 놓았다. 이제 다음 시즌부터는 볼 수 없는 클롭 감독의 모습. 리버풀은 벌써부터 클롭 감독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