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은 6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에 위치한 안필드에서 열린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제3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리버풀에게 2-4로 패배했다.
이로써 리그 4연패에 빠진 토트넘(승점 60)은 한 경기를 더 치른 4위 애스턴 빌라(승점 67)와의 점수 차이를 좁히지 못하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이 더욱 어려워졌다.
연패 속에 있는 토트넘은 이날 경기에서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 전반 16분에는 모하메드 살라에게 헤더로 선제골을 내줬고, 전반 45분에는 살라의 슈팅이 굴리엘모 비카리오에 의해 막혔으나 앤디 로버트슨이 문전에서 밀어넣으며 추가골을 허용했다.
후반전에도 토트넘은 리버풀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했다. 후반 5분에 측면에서 넘어온 크로스를 코디 학포가 헤더로 연결하며 골망을 흔들었고, 후반 14분에는 하비 엘리엇에게 추가 실점하며 점수 차가 커졌다.
그러나 토트넘은 후반 중반부터 반격을 시작했다. 후반 27분 브레넌 존슨이 낮게 찔러준 크로스를 히샤를리송이 방향을 바꿔 골로 연결하며 추격을 시작했다. 이어 후반 32분에는 문전에서 히샤를리송이 손흥민에게 공을 넘겨주고 손흥민이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점수 차를 좁혔다.
손흥민의 리그 17호 골이자 EPL 통산 120호 골에도 불구하고 추격은 멈춰 섰다. 이로써 연패의 고리를 끊지 못하며, 토트넘의 4연패는 2004년 이후 20년 만의 일이 되었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풋몹’에 따르면, 손흥민은 이 경기에서 풀타임을 뛰면서 1골을 기록했고, 슈팅 2회, 패스 성공률 87%, 기회 창출 2회, 드리블 성공률 38%(5/13), 지상 경합 승률 39%(7/18), 피파울 1회 등을 기록하며 평점 7.9점으로 토트넘 선수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기 후 손흥민은 구단을 통해 “정말 힘들고 실망스러운 오후였다”며 “이번 시즌 가장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 상황을 마주하고 더 나아지며 강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이 힘든 순간이 모두가 함께 뭉쳐야 할 기회”라며 “시즌 초반은 모든 게 순조로웠고 모두가 즐겁게 경기했지만, 주장으로서 제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손흥민은 “EPL에서 경기하는 것은 경험의 많고 적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유니폼을 입었다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책임감을 표현했다. 그는 “매우 힘든 순간을 겪고 있지만, 계속해서 고개를 들고 고통과 패배를 견뎌낼 것”이라며 “도전하고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비록 경기는 졌지만 이번에도 빛났던 손흥민의 친화력. 경기가 끝나자 리버풀 선수들과 친목을 나누기 시작했다. 평소 토트넘 뿐 아니라 타 팀 선수들과도 친하게 지내는 손흥민. 무엇보다 리버풀 선수단에 친한 선수들이 많은 모습을 보였다. 이번 경기가 끝나고 손흥민의 모습을 보면 이를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었다. 먼저 학포, 아놀드 등과 서로 포옹하며 격려하는 손흥민의 모습. 여기부터 손흥민의 본격적인 친목이 시작됐다.
특히 손흥민과 인사하기 위해 다가오는 살라의 모습. 두 사람은 2021-2022 시즌 당시 치열한 득점왕 경쟁을 펼친 끝에 최종전에서 나란히 2골, 1골을 터트리며 공동 득점왕에 오른 바 있다. 하지만 경쟁과 별개로 해당 시즌 맞대결을 펼칠 때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선의의 경쟁을 펼친 두 사람. 올 시즌 마지막 맞대결이 끝나자 살라가 손흥민에게 다가오며 또 한 번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무엇보다 2021-22 시즌 당시 손흥민의 막판 폭주로 단독 득점왕 대신 공동 득점왕을 거머쥐어야 했던 살라. 아쉬울 법도 했지만 살라는 마지막까지 선의의 경쟁을 벌인 손흥민에게 축하의 말을 전했다. 당시 살라는 자신의 SNS를 통해 손흥민의 귀국 영상을 공유하면서 “축하해, 쏘니!”라고 덧붙였다.
공유된 영상에는 지난 24일 손흥민이 골든 부트를 들고 수많은 취재진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경쟁과 별개로 서로를 리스펙하는 모습이 드러나 많은 축구팬들을 흐뭇하게 만든 모습이다. 여기에 이번에도 반가운 인사를 나누며 국내 축구팬들에게도 큰 인상을 남겼다.
한편 손흥민의 친목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잠시 후 알리송, 반 다이크 등 리버풀 핵심 선수들과 인사를 나눈 뒤 한동안 대화를 나눈 손흥민. 특히 공수 맞대결을 자주 가지는 사이인 만큼 더욱 서로를 잘 인지하고 있을 세 사람 사이. 실제로 알리송 골키퍼는 한국과 A매치를 가질 때마다 유독 손흥민과 반갑게 친목을 나눈 바 있다. 반 다이크 역시 사우스햄튼 시절부터 PL에서 매 시즌 손흥민과 맞대결을 펼친 사이. 경기 전후로 항상 손흥민을 마주칠 때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곤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클롭 감독 역시 손흥민과 반갑게 인사하며 포옹을 나눴다. 두 사람은 유독 마주칠 때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국내 축구팬들로부터 두 사람의 호흡마저 궁금케 했다. 하지만 이제 클롭 감독이 리버풀을 떠나며 한동안 마지막 대결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 그 어느 때보다 두 사람의 호흡이 뭉클하게 느껴진 이유다.
주장으로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팀원들을 독려했지만 끝내 리버풀에 패하며 아쉬울 법도 했던 상황. 실제로 경기 후 손흥민의 표정에선 아쉬움이 진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상대 선수들을 축하하며 리스펙하는 모습 역시 손흥민다운 모습이었다. 이 모습 덕분에 타 팀 선수들도 손흥민에게 큰 호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주장 리더십 뿐 아니라 실력, 여기에 친화력까지. 선수들 뿐 아니라 팬들 역시 손흥민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