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에게는 잊고 싶은 날이었다.
축구계의 ‘교수님’으로 불리는 토니 크로스에게 한 수 배우는 경험을 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1일(한국시간) 독일 바이에른 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레알 마드리드와의 2023-2024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2-2로 비겼다. 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 뮌헨은 원정 2차전에서 승부를 결정해야 하는 난관에 직면했다.
이날 김민재는 무릎 부상으로 빠진 마타이스 더리흐트의 자리를 대신해 에릭 다이어와 중앙 수비에서 호흡을 맞추었다. 최근 리그 경기에서 점차 출전 시간을 늘리며 경기 감각을 회복해가고 있던 그에게 이 경기는 큰 기회로 다가왔다.
그러나 김민재는 이날 2골 모두에 연루되며 아쉬운 플레이를 선보이고 말았다.
그러나 이때 크로스는 김민재의 공격적인 수비 스타일을 놓치지 않고 재빨리 포착했다. 비니시우스가 김민재와의 거리를 짧게 유지하며 위치를 낮추자, 크로스는 신속하게 패스의 방향을 바꿔 김민재가 빠진 공간으로 정확하게 볼을 보냈다. 비니시우스는 그 틈을 타 순간적으로 방향을 전환하여 김민재를 따돌리고 공간을 파고 들어 전반 24분에 선제골을 터트렸다.
이로써 크로스의 예리한 패스와 비니시우스의 빠른 움직임은 김민재의 강점인 적극적인 수비를 교묘하게 이용하며 뮌헨의 방어를 뚫어냈다. 이 장면은 김민재가 상대 공격 선수의 동작에 너무 일찍 반응하여 자신의 위치를 비우고 말았던 전형적인 사례로, 토니 크로스의 뛰어난 임기응변이 돋보인 순간이었다.
그 결정적인 순간, 크로스는 검지손가락을 펼치며 비니시우스에게 전진을 지시했고, 김민재가 전진하면서 뒤에 벌어진 공간을 노린 비니시우스의 침투가 시작되었다. 이 순간을 놓치지 않은 크로스는 빠르게 그 공간으로 정교한 인사이드 패스를 찔렀다.
김민재는 앞으로 나왔던 자신의 위치를 깨닫고 빠르게 회전하여 뒤로 돌아갔지만, 그의 대응은 이미 늦어 반응적이고 수동적이었다. 이로 인해 그는 비니시우스와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뒤처지게 되었고, 비니시우스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선제 골을 성공시켰다. 크로스의 미묘한 손짓과 전술적 지시 하나가 김민재를 속이는 데 충분했으며, 결과적으로 그는 크로스에게 교훈을 받은 셈이 되었다.
실점 후 뮌헨은 전반전 동안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하지만 토마스 투헬 감독은 하프타임에 전술적 조정을 단행했다. 중앙 미드필더 레온 고레츠카를 대신하여 하파엘 게헤이루를 투입함으로써 변화를 시도했고, 이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후반 8분에는 르로이 사네가 환상적인 골을 성공시켜 뮌헨에게 희망을 안겼고, 그로부터 4분 후 해리 케인이 페널티킥을 득점하며 뮌헨은 빠르게 경기를 뒤집었다. 김민재의 초기 실수도 이로써 일시적으로 상쇄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의 반격은 예상대로 강력했다. 후반 35분, 비니시우스가 박스 안으로 치고 들어가며 드리블 돌파를 시도한 후 호드리구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이 상황에서 김민재가 호드리구를 제어하려 강한 태클을 시도했으나, 이는 페널티킥을 유발하는 실수가 되었다. 비니시우스가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시키면서 경기는 2-2 동점으로 종료되었다. 이로써 뮌헨은 홈에서의 우위를 살리지 못하고 무승부를 기록해, 원정 2차전에서 더욱 큰 압박을 받게 되었다.
김민재에게 이번 경기는 특히 가혹했다. 독일의 유명 스포츠 매체 빌트는 경기 후 선수들의 퍼포먼스를 평가하며 점수를 매겼다. 독일 언론에서는 선수들의 경기력을 1에서 6점 사이로 평가하는데, 여기서 1점이 최고의 점수이고 6점은 가장 낮은 평가를 의미한다. 6점은 거의 주어지지 않는 점수로, 매우 부진한 성적을 나타낸다.
김민재는 이날 경기에서 6점을 받으며 실망스러운 평가를 받았다. 빌트는 “더 리흐트가 오른쪽 무릎 내측 인대 부상으로 결장한 상황에서 김민재가 그의 자리를 메우지 못했다. 경기에서 0-1로 뒤진 상황에서 너무 멀리 나가 비니시우스 주니어에게 공간을 허용했고,” “다음 실수는 후반 37분에 발생했다. 로드리고에게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내줬고, 그것이 결국 2-2 동점골로 이어졌다”고 평가하며 김민재에게 최저 점수를 부여했다. 이러한 평가는 김민재가 팀 내에서 얼마나 심각한 실수를 범했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빌트는 뮌헨과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 결과를 보도하는 기사의 제목으로 “김민재 재앙”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는 김민재의 성적이 팀 내에서 얼마나 부정적으로 평가되었는지를 강조하는 표현으로, 그의 실수가 경기 결과에 크게 영향을 미쳤음을 드러내고 있다.
반면, 김민재의 수비 파트너인 에릭 다이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빌트는 “에릭 다이어는 역시 일관된 수비력을 보여주며 경기에 차분함을 더했다. 코너킥 이후에는 정면에서 좋은 헤딩 기회도 얻었다”며 그의 공수에서의 활약을 높이 평가해 3점을 부여했다.
뮌헨 팀 내에서 김민재는 유일하게 6점을 받은 선수였고, 5점을 받은 선수도 없었다는 점은 그의 부진이 더욱 두드러졌음을 의미한다. 다른 팀원들은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기록했으며, 자네와 라이머는 각각 최고 점수인 1점을 획득했고, 해리 케인 역시 높은 평가인 2점을 받으며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런 평가는 김민재가 이번 경기에서 특히 돋보이게 부진했다는 것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