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가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2실점을 내주면서 형편없는 경기력을 보였고, 그 결과 독일 현지에서 심한 비난을 받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수 해리 매과이어와 비교되는가 하면, 북한의 김정은과 비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에 있는 푸스발 아레나 뮌헨에서 열린 2023-2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홈 경기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2-2로 비겼다.
경기 전반 24분에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에게 첫 골을 허용한 뮌헨은 후반에 르로이 사네와 해리 케인의 연속 득점으로 잠시 앞서 나갔지만, 비니시우스에게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다시 허용하면서 무승부로 경기를 마쳐야 했다.
김민재는 에릭 다이어와 함께 중앙 수비수로 풀타임 출전했으나, 두 차례의 실점 장면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범해 고개를 숙였다.
홈 팀 바이에른 뮌헨은 4-2-3-1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골키퍼는 마누엘 노이어가 맡았고, 수비라인은 요주아 키미히, 김민재, 에릭 다이어, 누사이르 마즈라위로 구성되었다. 중원의 레온 고레츠카와 콘라트 라이머가 중앙을 지켰으며, 자말 무시알라, 토마스 뮐러, 르로이 사네가 2선에서 활동했다. 공격의 최전방에는 해리 케인이 선발로 나섰다.
반면, 원정팀 레알 마드리드는 4-4-2 전술로 맞섰다. 골문은 안드리 루닌이 지켰고, 수비는 페를랑 멘디, 나초 페르난데스, 안토니오 뤼디거, 루카스 바스케스가 담당했다. 미드필드는 호드리구, 토니 크로스, 오렐리앵 추아메니, 페데리코 발베르데로 구성되어 있으며, 최전방에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 주드 벨링엄이 투톱으로 나섰다.
김민재는 전반 12분에 레알 마드리드의 역습을 차단하는 뛰어난 수비를 선보였다. 그러나 이같은 적극적인 수비 플레이가 결국 실점으로 이어졌다. 전반 24분, 중앙에서 크로스가 패스를 찾는 동안, 비니시우스가 내려와 볼을 받으려 했다. 이때 김민재가 상대를 따라 올라가면서, 비니시우스는 순간적으로 방향을 바꿔 김민재가 비운 공간을 파고들었고, 크로스가 정확한 패스를 연결해주었다. 이어진 일대일 상황에서 비니시우스는 오른발로 가볍게 골을 성공시키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후반 6분, 김민재가 비니시우스를 차단하기 위해 전진했으나 실패하고, 공은 페널티 박스 안으로 굴러갔다. 크로스가 논스톱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노이어가 팔을 길게 뻗어 선방했다.
이후 바이에른 뮌헨은 연이어 골을 넣으며 경기를 뒤집었다. 후반 8분, 사네가 오른쪽 측면에서 치고 들어가며 레알의 골망을 흔들었다. 그리고 3분 뒤, 무시알라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케인이 침착하게 성공시켜 경기를 2-1로 뒤집었다.
하지만 뮌헨의 승리가 가까워진 후반 막판, 김민재의 또 다른 실수가 나왔다. 후반 36분, 비니시우스의 패스를 받은 호드리구를 멈추려던 김민재가 손을 사용해 넘어뜨려 페널티킥을 내주었고, 주심은 즉시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다. 비니시우스는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시켜 2-2 동점을 만들었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경기였다. 김민재의 두 차례 실수로 인해 뮌헨은 확실한 승리를 놓치고 말았다.
김민재의 경기력에 현지 여론도 폭발했다. 김민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수 해리 매과이어와 비교되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었다. 많은 SNS 계정들이 김민재를 ‘코리안 매과이어’라고 불렀고, 다른 사람들도 ‘한국의 매과이어’라고 그를 언급했다.
더 나아가, 동일한 김 성을 가진 북한의 김정은과 비교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 SNS 계정은 김민재와 김정은의 사진을 나란히 올리고 ‘누가 더 큰 테러리스트인가’라는 글을 게시하며 김민재의 경기를 테러 행위에 비유하며 비판했다.
독일의 현지 언론도 김민재에 대해 엄격한 평가를 내렸다.
바바리안풋볼은 “비니시우스를 막지 못하고 그대로 골문으로 통과시킨 김민재의 실수가 뮌헨의 챔피언스리그 활약을 대변한다. 김민재의 두 번의 결정적인 실수가 없었다면 뮌헨은 2-0으로 승리했을 것”이라며 비판했고, “마테이스 더 리흐트의 부상 타이밍이 더욱 최악일 수 없었다”라며 더 리흐트의 부재가 큰 타격이었다고 강조했다.
아우크스부르거 알게마이네는 “첫 번째 실점은 더리흐트가 없는 상황에서 뮌헨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김민재가 호드리구에게 반칙을 저지르며 뮌헨의 자신감 있는 흐름이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아벤트차이퉁은 “김민재가 호드리구를 끌어안은 건 수비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이었다. 경기를 잘 시작했지만 짧은 시간 안에 큰 대가를 치르고 말았다”며 평가했다.
TZ 역시 김민재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부상을 입은 더 리흐트를 대신해 출전했지만, 비니시우스에게 속수무책으로 농락 당했다. 호드리구와의 수비 상황에서도 성급했으며, 두 번째 페널티킥 실점 장면에서의 책임 또한 김민재에게 있었다”고 전하며, 김민재의 실수가 승리를 놓치게 한 주요 원인이었다고 지적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9일 오전 4시,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원정 경기를 갖는다. 그러나 최근의 경기 부진으로 인해 김민재의 다음 경기 선발 출전 가능성은 낮아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