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외국인 감독 선임에 고심하던 한국축구협회.
기나긴 고심 끝에 3순위 후보였던 히딩크 감독을 선임한다.
그리고 이는 곧 전설의 시작이 됐다.
여기서 달리 생각해보자.
히딩크 감독이 3순위라면 그보다 앞선 후보도 있었다는 뜻.
놀랍게도 당시 2순위 후보가 벵거 감독이었다.
하지만 끝내 한국 대표팀직을 고사하며 아스날에 남았던 벵거 감독.
이후 벵거 감독 역시 아스날의 전설이 됐다.
그런데 놀랍게도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종료 후 신태용 감독이 물러났을 때였다.
그러자 축구협회 측에선 세계적인 외국인 감독 선임 계획을 세웠다.
슈틸리케 감독에게 된통 당한 기억이 있었던 대표팀.
성적을 떠나 전반적인 대표팀 체질 개선에 나서고자 했다.
초기 회의에선 반 할 등의 감독도 거론됐다.
이후 직접 해외로 떠나 유수의 명감독과 협상을 시도했던 김판곤 위원장.
그 과정에서 아스날을 떠나 쉬고 있던 벵거 감독에게 진지한 의사를 표명했다.
2000년에 이어 18년 만에 다시 한 번 벵거와 접촉한 셈.
하지만 벵거 감독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물론 김판곤 위원장은 이후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간절히 대면을 시도했지만 미팅 자체도 성사되지 못했다.
사실 대표팀을 거절한 건 벵거 감독 뿐만이 아니다.
당장 기억나는 인물만 해도 이정도다.
제라르 울리에, 클린스만, 맥카시, 케이로스, 빌리치, 키케, 오소리오, 에메 자케.
이후 벤투 감독 선임을 발표한 김판곤 위원장.
그 과정에서 울컥하기도 하며 많은 팬들에게 전달된 진심.
기대와 달리 현실은 냉혹했음을 일깨운 일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