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이 인종차별을 당해 울버햄튼 팀 전체가 큰 충격에 빠졌다. 울버햄튼의 동료들과 구단은 곧바로 황희찬에 대한 인종차별 사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울버햄튼은 16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열린 코모 1907과의 프리시즌 경기에서 1대 0으로 승리했다. 코모는 2023-2024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 A로 승격한 팀이다.
하지만 경기의 승패와는 별개로, 이날 경기에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울버햄튼이 맷 도허티의 득점으로 앞서가던 후반 23분, 다니엘 포덴세가 갑자기 코모의 한 선수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포덴세는 즉시 퇴장당했으며, 양 팀 선수들 간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은 용납될 수 없지만, 포덴세가 주먹을 휘두른 이유는 명확했다. 바로 해당 선수가 황희찬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기 때문이었다. 포덴세가 주먹을 휘두른 후에도 양 팀 선수들의 흥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그때 게리 오닐 울버햄튼 감독은 황희찬에게 계속 경기를 뛸 수 있겠는지 물었고, 황희찬은 계속해서 뛰겠다고 답했다.
영국 익스프레스 앤 스타의 리암 킨 기자는 현장에서 “이전 선수 생활에서도 인종차별 학대의 피해자였던 황희찬은 이번에도 계속해서 프리시즌 경기를 뛰길 원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선발로 출장한 황희찬은 안타까운 인종차별 사건에도 불구하고, 90분 동안 경기를 잘 소화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후 울버햄튼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후반전 중반, 황희찬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들었고 이로 인해 팀원들이 분노했다. 결국 포덴세가 퇴장당했다. 사건 직후 오닐 감독은 황희찬에게 경기를 포기할 기회를 주었지만, 한국 선수는 90분을 계속하기로 결심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오닐 감독은 경기 후 황희찬을 매우 신경 써줬다. 그는 “황희찬은 정말 실망스러운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다. 나는 황희찬에게 인종차별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가 경기장을 떠나길 원하는지 아니면 계속 경기를 뛰길 원하는지 확인했다. 황희찬은 팀이 계속해서 필요한 작업을 수행하는 데 열중했다”며 황희찬의 프로페셔널한 자세를 칭찬했다.
오닐 감독은 이어서 “그런 인종차별이 일어났다는 것, 우리가 인종차별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인종차별 사건이 경기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정말 실망스러운 일이다. 이는 이상적이지도 않고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인종차별적인 발언에 대해 매우 분노했다.
오닐 감독이 황희찬에게 경기를 쉬어도 된다고 말한 이유는 황희찬이 실망감에 빠져 있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오닐 감독은 “황희찬이 정말 실망한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감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어려운 순간에도 팀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계속 경기에 임하려는 그의 자세가 자랑스럽다”고 말하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또한 오닐 감독은 “황희찬이 프리시즌 경기라는 점을 알고 있었고, 큰 부담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팀과 함께 뛰고 싶어 했다. 황희찬은 괜찮을 것이다. 우리는 그를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며, 아침에 그를 만나 상태를 확인할 것”이라고 덧붙이며 황희찬을 세심하게 챙길 것을 약속했다.
포덴세의 주먹질은 분명 정당한 대응은 아니었지만, 오닐 감독은 황희찬이 인종차별 피해를 입었을 때 나서준 동료들에게도 우회적으로 칭찬을 보냈다. 그는 “우리는 하나의 팀이다. 물론 그런 상황을 더 잘 처리할 방법도 있었고, 경기 도중 선수가 빠지는 상황은 원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함께하는 팀이다”며 선수들의 단결력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주에 우리는 정말 열심히 훈련했고, 좋은 한 주를 보냈으며, 경기에서도 멋진 순간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불행한 사건은 우리가 게임에 대해 이상적으로 이야기할 때 논의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다”며 인종차별 사건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당시에도 울버햄튼은 즉시 UEFA에 사건을 보고하고, 황희찬을 적극적으로 보호했다.
올해 여름에는 특히 한국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인종차별 사건이 많았다. 손흥민은 팀 동료인 로드리고 벤탄쿠르로부터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듣고 큰 논란이 일었다. 벤탄쿠르의 성의 없는 사과는 많은 비판을 받았다. 팬들은 토트넘이 구단 차원에서 신속하게 대응해주기를 바랐으나, 구단의 공식 대응이 너무 늦게 이루어져 여론은 더욱 악화되었다.
한편, 황희찬은 현재 프랑스의 명문 구단인 마르세유와 강하게 연결되고 있다. 울버햄튼은 마르세유의 2,500만 유로(약 383억 원) 제안을 거절하며 황희찬에 대한 관심을 일축했지만, 황희찬이 마르세유와 개인 합의에 도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프랑스 풋 메르카토는 15일(한국 시각) ‘울버햄튼과 아직 협상을 진행 중인 올랭피크 마르세유의 관심을 받고 있는 황희찬이 에이전트를 통해 마르세유에 합류하고 싶다는 뜻을 알렸다’고 보도했다.
이어 ‘RB 라이프치히, 레드불 잘츠부르크, 함부르크에서 여러 시즌을 뛰었던 황희찬이 마르세유에 합류하고 싶다는 뜻을 경영진에게 분명히 밝혔다. 황희찬은 마르세유와의 계약에 합의했다. 그는 프랑스 리그1에서 뛰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