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차기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의 폭로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10일 오후 7시 30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22라운드 경기에서 울산은 광주FC에 0-1로 패배했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홍명보 감독의 대표팀 감독 부임 과정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7일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되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후 대표팀 감독 1순위 후보로 거론되었던 홍 감독은 이전까지 울산을 떠나지 않겠다고 부임설을 강하게 부인했으나, 돌연 마음을 바꾸게 되었다. 홍 감독은 5일 이임생 기술발전이사의 설득에 고민 끝에 수락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이후 많은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폭로하면서 논란이 더욱 확산되었다. 박 위원은 촬영 도중 홍 감독 내정 기사를 접하고 허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박 위원의 폭로는 축구계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팬들과 여론은 박 위원의 용기 있는 제보에 박수를 보냈지만, 축구협회는 이에 강하게 유감을 표하며 대응에 나섰다. 일부 매체에서는 축구협회가 박 위원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명보 감독은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의 폭로에 대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홍 감독은 “영상도 봤고, 내용도 다 확인했다. 개인적으로 박주호 위원이 자신이 가진 커넥션을 통해 전력강화위원회 활동을 열심히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어려움도 있었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 이런 일들이 축구계에 계속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의견들이 모두 존중받으면서 목표를 향해 갈 수 있다. 그 말이 불편하게 들릴 수 있지만 포용해서 더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자신이 대표팀 감독을 수락한 이유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저에게 계속 질문했다. 두려움이 컸고, 제 축구 인생의 마지막 도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제가 한 번 실패했던 과정과 이후 일을 생각하면 끔찍하지만, 다시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강한 승부욕도 생겼다”고 밝혔다. 이어 “긴 잠을 못 자면서 생각했던 건 저는 저를 버리기로 했다. 이제 저는 없다. 대한민국 축구밖에 없다. 우리 팬들에게 가지 않겠다고 말한 마음을 바꾼 이유다”라며, 개인이 아닌 대의를 위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마치 홍명보 감독이 박주호 위원을 이해하는 듯한 발언. 넓은 포용심으로 후배의 폭로를 이해한다는 스탠스였는데 축구팬들이 보기엔 어이가 없다.
무엇보다 기자회견 하루 전 이미 이 상황을 예측한 축구팬도 있었다.
이 축구팬 뿐 아니라 박문성 해설위원 역시 이 상황을 예측했다. 협회가 박주호 고소 의견을 내비친 뒤 홍명보 감독이 포용한다는 말로 여론을 잡는다. 전문가부터 축구팬까지 모두가 예상한 시나리오로 흘러갔다.
실제로 홍명보 감독의 기자회견 후 노골적으로 이를 옹호하는 기사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이들이 축구하던 90년대가 아니다. 축구팬들의 수준은 웬만큼 올라왔고, 이들의 실수를 계속해서 지켜봤다. 달리 말해 축구협회 머리 위에 있다는 얘기다.
결국 축구팬들이 원하는 건 두 가지다. 홍명보 감독의 사퇴, 그리고 축구협회 업무 프로세스의 정상화. 이 두 가지면 된다. 제발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