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전노장’ 토마스 뮐러가 스페인전이 자신의 국가대표 마지막 경기임을 암시했다.
개최국 독일은 6일(한국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슈투트가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유로 2024 8강전에서 스페인과 연장 접전 끝에 1-2로 패배하며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번 경기는 대회를 대표하는 우승 후보들 간의 맞대결이었다. 스페인은 예측대로 막강한 전력을 과시했으며, 독일은 철벽 수비로 맞섰다. 그러나 결국 문이 열렸다. 독일은 다니 올모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플로리안 비르츠의 동점골로 응수했다. 하지만 연장 막판, 미켈 메리노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패배를 면치 못했다.
뮐러는 이날 후반 80분 요나탄 타와 교체되어 그라운드를 밟았다. 경기 종료 직전 그는 극적인 버저비터 골을 터뜨릴 기회를 잡았지만, 아쉽게도 발에 제대로 맞지 않아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결국 뮐러는 조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탈락의 쓴맛을 직접 경험하게 되었다. 그는 고개를 떨군 동료들을 감싸 안으며 위로했지만, 결국 자신도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경기 후 뮐러는 놀라운 발표를 했다. ‘바즈’는 “뮐러는 경기 종료 후 눈물을 보였다. 그는 자신의 마지막 국가대표 경기가 될 수 있음을 알고 있었던 것일까. 뮐러는 경기 후 ‘오늘이 나의 마지막 국가대표 경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뮐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소감을 전했다. 그는 “나는 이 팀의 일원이 된 것이 자랑스럽고, 독일인이라는 것에 자랑스럽다. 우리를 응원해주고 기뻐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이 감정을 우리의 삶에 가지고 가자”는 메시지를 남겼다.
뮐러는 스페인전까지 총 131번의 A매치에 출전하여 45골을 기록했다. 이는 루카스 포돌스키(130경기)를 제친 기록이며, 로타어 마테우스(150경기), 미로슬라프 클로제(137경기)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A매치 출전 기록이다.
사실 뮐러는 유로 2024 이전 훈련 캠프에서 국가대표 은퇴 관련 질문을 받았을 때, “나는 아직 은퇴에 대해 생각한 적 없다. 그저 지금 해야 할 일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유로 2024는 뮐러에게 있어 국가대표 은퇴를 결심하는 계기가 된 듯했다. 이번 대회에서 그는 단 2경기에 출전했고, 모두 교체 투입이었다. 스코틀랜드전에서는 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득점은 없었다.
뮐러는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득점왕, 도움왕, 베스트 영 플레이어를 차지하며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유독 유로 대회에서는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유로 2012부터 2016, 2020 대회에서도 골을 넣지 못했다.
이번 유로 2024 대회는 뮐러의 네 번째 유로 출전이었지만, 이번에도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그의 말대로 이번이 ‘라스트 댄스’였다면, 뮐러의 커리어에서 유로 득점은 없게 된다.
여러모로 아쉬운 순간이었다. 모든 영웅의 마지막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떠나는 축구 영웅은 뮐러 외에도 많다. 독일의 토니 크로스,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유로 한정 ‘라스트 댄스’를 예고했다. 이 외에도 여러 선수가 유로 2024를 끝으로 은퇴할 예정이다.
한편 뮐러 하면 떠오르는 개그 캐릭터. 워낙 돌발 행동이 많아 ‘독일인은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트렸다. 이날 스페인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연장전을 앞두고 양 팀 주장을 호출한 주심. 이때 왔어야 할 독일의 주장은 키미히였다. 그런데 난데없이 앞에 서있는 뮐러. 처음엔 너무 자연스러워서 주심도 인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잠시 후 뭔가 잘못 됐음을 인지한 주심. “주장 불러오라”며 뮐러를 내쫓았다(?). 너도 속고 나도 속인 뮐러의 페이크였다.
은퇴하면 여러모로 그리울 뮐러의 존재감. 그래도 아직 클럽에서 시간은 남아있는 만큼 끝까지 더 멋진 활약 보여주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