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엄청난 비판에 직면했다.
포르투갈 국가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독일 폴크스파르크슈타디온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8강전에서 프랑스와 0-0으로 비겼다. 이후 진행된 승부차기에서 3-5로 패하면서 대회를 마무리했다.
포르투갈 팬들은 우승을 놓친 대표팀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집중적인 비난을 받고 있다. 팬들은 페르난데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당신은 포르투갈 역사상 최악의 선수다.”라는 댓글을 남기며 비난을 쏟아냈다.
페르난데스는 프랑스전에서 선발 출전해 약 74분간 경기를 소화했다. 그는 포르투갈의 주요 선수 중 하나였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한 채 교체됐다.
그런데 페르난데스를 향한 비판이 유난히 거세다. 다른 선수들도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지만, 유독 그에게만 비난이 집중되고 있다.
비판의 이유는 경기력 자체가 아니었다. 문제는 전반 40분에 발생했다. 포르투갈은 프랑스의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좋은 프리킥 기회를 얻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프리킥을 준비하며 골문을 주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호날두가 프리킥을 처리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갑자기 킥을 시도했다. 중계 카메라 역시 호날두가 킥을 할 것이라 예상하고 그를 비추고 있었다. 그 순간, 페르난데스가 킥을 찼고, 중계 화면은 이를 놓쳤다. 그의 킥은 골문을 벗어났고, 호날두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이 장면에 포르투갈 팬들은 크게 분노했다. 많은 팬들이 페르난데스의 SNS에 몰려가 비난의 댓글을 남겼다. 한 팬은 “포르투갈 역사상 최악의 선수”라고 비난했고, 다른 팬은 “호날두에 대한 존중이 없다”고 지적했다. 팬들의 분노는 페르난데스가 호날두의 프리킥 기회를 가로챈 데서 비롯되었다.
하지만 페르난데스가 호날두의 프리킥을 가로챈 게 아니라 약속된 플레이였다는 해석도 있다. 이 장면 이후 호날두가 당황한 표정을 짓기는 했지만 추가적인 제스쳐가 없었다는 점. 게다가 메이저 대회 토너먼트에서 돌발적으로 프리킥을 빼앗아 차는 건 팀적으로도 이례적인 일이다.
당연히 호날두가 전담할 거라고 생각한 수비수들의 심리를 역이용해 아마도 호날두의 표정까지 계산된 플레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한편 그와 별개로 호날두의 유로 마지막 활약은 아쉬움이 가득했다.
축구 통계업체 폿몹에 따르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이번 경기에서 12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총 3번의 슈팅을 시도했으나, 그 중 단 하나만 유효 슈팅으로 이어졌다. 승부차기를 제외한 그의 기대 득점은 0.71골에 불과했다. 이날 호날두는 평점 6.1점을 받았으며, 이는 양 팀을 통틀어 최저 평점이었다.
호날두는 A매치에서 212경기에 출전해 130골을 기록하고 있지만, 국제 대회에서의 성과는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그는 유로 2004부터 국제 대회에 참가했으며, FIFA 월드컵 5회, 유로 6회, 컨페더레이션스컵 1회, UEFA 네이션스리그 4회에 출전했다. 총 20개의 국제 대회에서 호날두가 MVP를 차지한 대회는 단 한 번도 없었다. 포르투갈이 우승한 유로 2016과 2018-2019시즌 네이션스리그에서도 MVP는 각각 프랑스의 앙투앙 그리즈만과 포르투갈의 베르나르두 실바가 차지했다.
특히 호날두의 메이저 대회(월드컵, 유로) 토너먼트 득점은 단 3골에 그친다. 총 21경기에 출전해 3골만 기록했으며, 월드컵 토너먼트에서는 득점이 전혀 없다. 유로 대회에서는 2004년, 2012년, 2016년에 각각 한 골씩 기록했으며, 최근 두 개 대회에서는 토너먼트 득점이 없다.
이번 대회에서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부진은 이어졌다. 축구 통계업체 옵타에 따르면, 호날두는 이번 대회에서 총 5경기 동안 23개의 슈팅을 기록하며 대회 최다 슈팅을 기록했다. 그의 기대 득점은 3.5골에 달했지만, 단 한 골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호날두는 클럽 레벨에서는 이미 모든 것을 증명한 선수이다.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챔피언스리그 3연패, 수많은 트로피와 득점왕 타이틀, 그리고 프랑스 풋볼에서 주최하는 발롱도르를 5회나 수상했다. 그러나 조국 포르투갈에게는 큰 성과를 가져다주지 못했다.
특히 호날두는 숙명의 라이벌 리오넬 메시와 비교되곤 한다. 메시가 2021년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팀을 이끌어 메이저 대회 2연패를 달성한 것과 크게 대비된다. 메시가 두 대회 모두에서 골든볼(MVP)을 차지하고, 그 해 발롱도르까지 수상한 반면, 호날두는 국제 대회에서의 성과가 미미하다.
결국 호날두는 대표팀 레벨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며, 자신의 마지막 유로 대회를 아쉽게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