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는 내가 보증할게…” 무려 기성용의 추천을 받아 ‘스완지 시티’가 새로 영입한 한국인 선수

또 한 명의 한국 선수가 유럽 진출을 확정 지었다. 행선지는 영국 EFL 챔피언십 소속 스완지시티AFC다.

광주 구단은 “3일 오후 5시, 구단 대표이사 노동일과 스완지시티 대표 간의 화상 회의를 통해 이적에 대한 세부적인 논의가 진행되었고, 엄지성의 스완지시티 이적이 확정되었다”고 발표했다.

엄지성은 광주FC U18 금호고 출신으로, 2021년 졸업과 동시에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데뷔 첫 해에는 37경기에서 4골 1도움을 기록했으며, 2022년에는 28경기에서 9골 1도움으로 활약하며 K리그2 베스트 11에 선정되고, K리그2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그는 팀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같은 해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 발탁되어, 아이슬란드와의 친선경기에서 데뷔전 데뷔골을 기록하며 이름을 알렸다.

2023년에는 팀의 최고 성적인 리그 3위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이끌며 주목받은 엄지성의 활약을 본 스완지시티는 적극적인 영입 의사를 보였다. 이에 광주는 선수의 미래를 고려해 협상을 진행했고, 마침내 이적이 성사되었다.

스완지시티는 루크 윌리엄스 감독의 강한 요청에 따라 엄지성을 영입하기 위해 협상에 뛰어들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엄지성을 잘 활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으며, 병역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그의 잠재력을 스완지에서 최대한 끌어내어 팀 전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확신했다. 이는 재판매가 불투명하더라도 팀의 당장 성과를 우선시한 결정이었다.

스완지 측은 엄지성을 설득하기 위해 ‘원격 삼고초려’에 가까운 노력을 기울였다. 실제로 세 번 방문할 수는 없었지만, 3회 이상 다각도로 정성을 보였다. 먼저, 엄지성을 분석한 자체 스카우트 자료를 선수 측과 공유했다. 8페이지 분량의 문건에는 엄지성의 기술적 특징, 신체적 특징, 윌리엄스 감독의 전술에서 뛸 수 있는 포지션 등이 상세히 기재되어 있었다. 또한 병역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과 소셜미디어(SNS) 활동이 거의 없다는 점까지 포함되었다. 스카우트 자료는 엄지성의 과거 인터뷰를 영어로 번역하여 그의 성향을 파악한 흔적도 담고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엄지성이 과거에 뛰었던 위치를 수치화하여 포지션도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스완지에 영입될 경우 기존 선수들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구상한 자료도 엄지성에게 투명하게 공유했다. 일반적으로 이런 자료는 에이전트가 제작하여 구단에 제출하면서 선수 영입을 권할 때 사용하는데, 이번에는 반대로 구단이 직접 선수에게 제공한 것이다. 이는 스완지시티가 엄지성을 얼마나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였다.

이를 바탕으로 진행된 감독과의 화상미팅에서는 깊이 있는 대화가 오갔다. 스완지시티 구단은 미리 통역을 준비해 윌리엄스 감독과 엄지성이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엄지성은 이 미팅을 통해 스완지 감독이 자신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적 후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를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또한, 스완지 출신의 기성용도 이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기성용은 스완지 구단의 연락을 받고, K리그에서 맞붙어본 엄지성에 대한 정보를 전달했다. 비록 엄지성과 별다른 친분은 없었지만, 기성용은 엄지성의 연락처를 수소문해 찾아내어, 스완지 이적 시 적응을 돕고 조언해 주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엄지성의 스완지시티 이적이 성사되었으며, 구단은 그가 팀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사실 엄지성의 스완지시티 이적은 7월 이전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정효 감독도 지난달 30일 열린 제주전에서 엄지성을 명단에서 제외하며 이적을 사실상 인정했고, 남은 시즌을 엄지성 없이 치러야 한다고 언급했다.

엄지성 또한 스완지시티로의 이적을 원했다. 스완지시티의 루크 윌리엄스 감독이 직접 엄지성 측에 접촉해 진심을 표했기에 이번 기회는 단순한 유럽 진출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공식 발표는 예상보다 지연되었다. 스완지시티가 처음 설정한 데드라인을 넘기면서 이적이 무산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졌다. 스완지시티는 이적료를 120만 유로(약 16억 6천만 원)까지 올렸지만, 광주 측은 더 높은 금액을 원했다.

결국 광주는 마음을 바꾸어 엄지성의 미래를 응원하기로 결정했다. 노동일 대표이사가 스완지시티 측과 직접 줌(ZOOM) 미팅을 통해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이제 엄지성은 발표가 나는 대로 기성용(FC서울)에 이어 스완지시티 유니폼을 입는 두 번째 한국 선수가 될 예정이다. 광주는 주중에 엄지성과 팬들이 마지막으로 만날 수 있는 환송식을 개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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