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널티킥으로 K리그 데뷔골을 터트린 제시 린가드(FC서울)는 모두의 믿음 덕분에 4개월 만에 골을 기록했다. 그는 자신보다 팬들과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FC서울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1 2024 19라운드 경기에서 강원FC를 상대로 제시 린가드의 결승골과 류재문의 추가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서울은 홈 연승을 이어가며 6승 6무 7패, 승점 23점을 기록하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스 출신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200경기 이상을 뛰었던 린가드는 이번 경기를 통해 K리그에서 첫 득점을 기록했다.
국내 무대에 진출한 외국인 선수 중 최고의 커리어를 자랑하는 린가드는 K리그에서 골을 넣기까지 약 4개월이 걸렸다.
개막 3경기 연속 출전했으나 무릎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던 린가드는 지난달 대구FC와의 13라운드에서 복귀했다.
그리고 이번 강원과의 리그 10번째 경기에서 마침내 득점포를 가동했다.
린가드는 득점 후 프리미어리그 시절 자주 선보였던 ‘피리 세리머니’ 대신 관중석을 향해 하트를 그리며 손가락으로 자신의 이름 약자인 ‘JL’ 모양을 만드는 세리머니를 했다.
K리그 데뷔골을 터트린 린가드는 경기 후 “멋진 경기였다. 팀 전체가 최고의 모습을 보였다. 지난 울산전부터 좋은 경기력을 이어가고 있다. 실수나 자책골만 없으면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팬들이 정말 멋지다. 앞으로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린가드는 “솔직히 세리머니를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팬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었다. 최근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서 정말 기뻤다. 골을 넣고 춤추기보다는 팬들과 함께 기쁨을 즐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K리그 입성 후 골이 없었던 린가드는 최근 팀에서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기성용이 빠진 상황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에 임하며 팀의 연승을 이끌고 있으며, 팀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고 있다. 특히 서울 김기동 감독의 믿음이 그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한편 실력 뿐 아니라 팬서비스까지 훌륭한 린가드. 세레머니보다 팬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길 원했다고 할 정도였다. 실제로 경기 후 린가드는 인터뷰할 때도 성실히 답은 했지만 계속해서 서포터즈들이 모여있는 상암 N석을 쳐다봤다.
빨리 가서 팬들과 승리의 기쁨을 누리고 싶었던 린가드. 인터뷰 내내 좌불안석이더니 결국 끝나자마자 곧바로 N석을 향해 달려갔다. 그러더니 승리 세레머니를 함께 나누며 팬들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초반 기대와 더불어 우려도 있었지만 이 우려는 전혀 기우였음을 증명하고 있는 린가드의 모습. 오히려 실력은 물론이고 경기 도중 수비 가담, 팬서비스, 리더십까지 훌륭해 FC서울 팬들의 사랑을 듬뿍 차지하고 있다.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는 FC서울이지만 린가드의 활약 덕분에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현재. 과연 린가드가 남은 시즌 FC서울을 보다 높은 위치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