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이 맨체스터 시티에 패배하며 차기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무산됐다. 손흥민은 전 경기에 출전했지만 팀의 승리를 이끌지 못했다. 반면 맨체스터 시티는 토트넘과의 원정 경기에서 6년 만에 승리를 거두며 리그 1위 자리를 탈환했다.
토트넘은 15일(한국시간)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 EPL 34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0-1로 패배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리그 12패(19승6무·승점 63)를 기록하며 5위를 유지했다.
이 경기는 토트넘에게는 UCL 진출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이긴다면 4위 애스턴 빌라(승점 68)와의 차이를 좁혀 마지막 순위 전환의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토트넘은 맨체스터 시티를 압박하며 높은 점유율을 유지했다. 그러나 후반 초반에 선제골을 허용하며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이로써 EPL 4위 자리에 대한 희망이 소멸되었다.
손흥민은 경기 동안 풀타임 출전했지만 결정적인 찬스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손흥민의 드리블 성공률은 저조했으며 경합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토트넘 감독 엔제 포스테코글루는 이날 손흥민과 브레넌 존슨을 전방에 배치하고, 로드리고 벤탄쿠르,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 제임스 매디슨, 파페 사르로로 중원을 구성했다. 수비 라인은 페드로 포로, 크리스티안 로메로, 라두 드라구신, 미키 판 더 펜으로 이뤄졌고, 골키퍼는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자리했다.
반면 펩 과드리올라 맨시티 감독은 홀란, 필 포든, 케빈 더 브라위너, 베르나르두 실바, 마테오 코바치치, 로드리, 요슈코 그바르디올, 마누엘 아칸지, 후벵 디아스, 카일 워커, 에데르송(GK)으로 명단을 구성했다.
전반전은 분명하게 토트넘이 우세한 모습을 보였다. 맨시티를 상대로 높은 점유율을 보여주며 경기를 주도했다. 전반 6분에는 벤탄쿠르가 박스 안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에데르송의 선방에 막혔다. 맨시티는 워커의 패스를 받은 더 브라위너의 슈팅으로 공격을 시도했지만 수비벽에 막혔다.
이어 토트넘이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기도 했다. 전반 15분에는 호이비에르가 박스 안에서 공을 처리하지 못해 포든의 슈팅 기회를 허용했지만, 비카리오의 선방으로 막아냈다. 토트넘은 선제골을 노릴 만한 상황을 만들었지만, 마지막 패스가 동료에게 연결되지 않아 아쉬움을 느끼게 되었다. 전반전은 0-0으로 마감되었다.
후반전 초반에는 손흥민이 존슨의 크로스를 받아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에게 막혀 기회를 놓쳤다. 그리고 2분 뒤 맨시티는 더 브라위너의 크로스를 홀란이 가볍게 밀어넣어 선제골을 기록했다.
후반 16분 경에는 다소 어수선한 장면이 벌어졌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골키퍼 에데르송과 로메로가 충돌했다. 에데르송은 로메로의 몸에 부딪혀 충격을 받아 잠시 일어서지 못했고, 경기가 일시 중단되었다. 결국 후반 24분에는 에데르송이 스테판 오르테가와 교체되며 임무를 마쳤다. 더 브라위너도 아킬레스 통증을 호소하며 제레미 도쿠와 교체되었다.
오르테가는 투입 후에도 쿨루셉스키의 공격을 막아냈다. 후반 24분에는 쿨루셉스키가 존슨의 크로스를 받아 드리블을 시도했지만, 오르테가가 막아냈다. 34분에는 쿨루셉스키가 뒷공간을 노렸지만 다시 오르테가에게 막혔다.
손흥민도 오르테가의 선방에 울었다. 후반 41분, 토트넘이 결정적 동점골 찬스를 잡았고, 그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맨시티의 수비진이 실수한 사이 손흥민이 1대1 기회를 잡았지만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후반 45분에는 맨시티가 역습 상황에서 도쿠가 드리블을 시도하다 포로에게 파울을 유도해 페널티킥이 선언되었다. 홀란은 키커로 나서 왼쪽 구석으로 강하게 차 넣어 격차를 벌렸다. 추가 시간 10분에는 맨시티가 추가 득점을 노리며 여유 있게 시간을 보냈고, 결국 원정에서 소중한 3점을 획득했다.
리그 5연승을 이어가는 맨시티는 이 승리로 1위(승점 88)를 탈환하며, EPL 사상 최초로 4연패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2위 아스널과의 격차는 2점으로 좁혀졌다.
토트넘 입장에서 0-2가 아닌 1-1 무승부 스코어를 만들 수 있었던 경기. 하지만 손흥민의 1대1 찬스가 무산되며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막판까지 시도한 토트넘의 강력한 전방 압박이 결국 통했고, 손흥민이 특유의 폭발적인 스피드로 페널티 박스까지 도달한 바로 그 장면. 보통이라면 손흥민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슈팅은 오르테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막판, 극적인 동점골을 넣을 기회가 허망하게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맨시티 입장에서는 정말 가슴을 쓸어내릴 만한 장면이었다. 특히 과르디올라 감독에게는 더욱 가슴이 떨리는 순간이었다. 현지 중계에 따르면 과르디올라 감독은 손흥민이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어 기회를 잡자, 머리를 감싸 쥐며 주저앉더니 그대로 드러누웠다. 이는 후반 막판에 동점골을 실점할 위기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하필이면 맨시티에 유독 강했던 손흥민이니, 과르디올라 감독과 맨시티 입장에선 ‘손흥민 악몽’이 재현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손흥민의 슈팅이 오르테가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자, 맨시티 입장에선 그야말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장면 뿐만 아니라 손흥민은 후반 4분에도 브레넌 존슨의 크로스를 받아 논스톱 슈팅을 시도했지만, 에데르송 골키퍼에게 막혔다. 이 장면의 기대득점(xG)은 0.44였고, 과르디올라 감독을 드러눕게 만든 장면은 0.49에 달했다. 그러나 손흥민의 결정력 부족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손흥민이 놓친 득점 기회는 결국 두 팀의 운명을 가를 중요한 순간이 되었다. 동점을 만들지 못한 토트넘은 후반 추가시간에 홀란의 페널티킥 골로 0-2로 완패했다. 이로써 토트넘의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 가능성은 소멸하고, 맨시티는 아스널을 제치며 선두에 올라 EPL 4연패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경기 후 과르디올라 감독은 “손흥민이 지난 7~8년 동안 얼마나 많이 우리를 좌절시켰는지 알고 있을 것”이라며 “(1대1 위기 상황에 몰렸을 때) ‘설마, 안 돼’라는 혼잣말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손흥민의 슈팅을 막아낸 오르테가의 장면은 내 인생 최고의 골키퍼 모습이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