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레전드…” 교체 아웃 당시 이례적으로 기립 박수 쳐준 상대 팬들에게 ‘모드리치’가 보인 반응

레알 마드리드의 레전드 루카 모드리치(38)가 2023-24 시즌을 끝으로 작별한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에 따르면, “모드리치가 레알을 떠나며 이번 시즌이 그의 레알 마드리드 생활의 마지막이다. 그의 등번호 10번은 킬리안 음바페가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모드리치는 레알의 중요한 역할을 해왔으며, 2012년 레알에 합류한 이후로 공식 경기에서 531번 출전하여 39골과 86도움을 기록했다. 최근 몇 시즌 동안은 1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해왔으며, 2020-21 시즌 종료 후 2022년 6월까지, 2021-22 시즌 종료 후 2023년 6월까지, 그리고 2022-23 시즌 종료 후 2024년 6월까지 이어진다.

현재 모드리치의 계약이 만료되는 다음 달에는 안첼로티 감독이 모드리치에게 코치진 합류를 제안했다는 소문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스포르트 빌트’에 따르면, 모드리치는 이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모드리치의 향방에 대한 추측도 나오고 있는데, ‘풋볼 에스파냐’는 디나모 자그레브를 비롯한 여러 팀들과의 관심이 있으며, 사우디 프로페셔널 리그나 메이저 리그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모드리치의 재계약은 더 이상 진행되지 않을 예정이다. 스페인 축구 소식에 정통한 알바레즈는 모드리치가 계약 만료 후 떠난다면, 새로 합류하게 될 음바페가 등번호 10번을 이어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음바페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파리 생제르맹을 떠난다. 앞서 SNS를 통해 “올해가 파리 생제르맹에서의 마지막 시즌이었다. 많은 감정이 든다. 이곳에서 여러 경험을 했다. 압박도 있었지만, 선수로서 성장했다. 하지만 새로운 도전이 필요했다. 파리 생제르맹에서의 기억을 평생 간직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다수 매체는 음바페가 레알로 이적한다는 소문을 전하고 있으며, 이는 레알로의 이적이 거의 확정된 것으로 여겨진다.

모드리치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과거 인터뷰에서 “레알은 내게 전부다. 이곳에서 행복하고 만족하고 있으며 다른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저 축구와 레알에서의 모든 순간을 즐기고 싶을 뿐이다. 레알에서 은퇴하는 것이 내 생각이고 꿈이다”라고 전한 바 있다. 이제 아름다운 결별만이 남아 있다.

이제 레알 마드리드 팬들이 준비하고 있는 모드리치와의 작별. 하지만 이 작별을 레알 마드리드 팬들만 준비하고 있는 게 아니었다. 지난 주말, 스페인에서 축구의 낭만과 성숙한 팬 문화를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 펼쳐졌다.

한국 시각으로 12일, 스페인 그라나다의 누에보 로스 카르메네스에서 그라나다와 레알 마드리드의 2023-2024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5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경기 후반 25분, 레알 마드리드의 베테랑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가 토니 크로스와 교체되기 위해 사이드 라인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이때, 그라나다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모드리치에게 기립 박수를 보내기 시작했다. 기립 박수는 팬들이 선수에게 보내는 최고의 찬사다. 모드리치도 관중석을 둘러보며 박수로 화답했다. 경기 후, 모드리치는 예상치 못한 상대 팀 팬들의 환대에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그라나다 팬들은 이미 2부리그 강등이 확정된 상황이었다. 모드리치가 벤치로 물러날 때, 전광판에는 0-4라는 숫자가 찍혀있었다. 전반 38분에는 프란 가르시아, 전반 추가시간 2분에는 아르다 귈러, 후반 4분과 13분에는 브라힘 디아스가 연속 득점하며 레알 마드리드가 승리를 거뒀다.

그라나다 선수들의 무기력한 모습에 화가 날 법도 했지만, 팬들은 상대 팀 전설에 대한 예의를 갖췄다. 이날은 ‘레알 12년차’ 모드리치가 레알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으로 그라나다 홈구장을 방문한 날이 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라리가 우승을 이미 확정한 레알 선수들은 경기를 앞두고 그라나다 선수들로부터 ‘가드 오브 아너’도 받았다. 이에 레알 구단은 공식 채널을 통해 “따뜻한 환영에 감사드린다. 이른 시일 내에 라리가에서 다시 만나길 바란다”고 승격을 기원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라나다는 이번 시즌 35경기에서 4승에 그쳐 조기 강등이 확정됐다. 그러나 팬들은 이날 경기에서 단체로 등을 지고 응원하는 ‘포즈난’을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상대 선수지만 레전드 모드리치를 향한 기립 박수까지. 이런 모습이 진정으로 축구를 즐기는 모습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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