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이름 석 자가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의 뇌리에 깊이 새겨졌다.
울버햄튼은 5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3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맨시티에 1-5로 패배했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후보 엘링 홀란드가 4골을 몰아치며 울버햄튼을 완파했다. 울버햄튼으로서는 황희찬의 득점이 영패를 면하는 유일한 위안이었다.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황희찬은 울버햄튼이 0-3으로 끌려가던 후반 8분, 장리크네르 벨가르드가 오른쪽에서 날린 크로스를 오른발로 논스톱 슈팅, 골망을 흔들었다. 앞선 루턴타운과의 35라운드 경기에서 골을 기록한 뒤, 황희찬은 2경기 연속 득점을 성공시켰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의 12번째 골로, 득점 순위에서 공동 11위에 올랐다.
경기 후, 과르디올라 감독이 황희찬을 직접 언급하며 관심이 쏠렸다. 대승에도 불구하고 과르디올라는 먼저 “중요한 건 남은 2주 동안 3경기를 통해 승점 9점을 확보하면 우리가 챔피언이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5-1 승리에도 불구하고, 이 결과가 반드시 좋은 느낌만을 주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공을 많이 잃었다. 울버햄프턴의 전술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황희찬과 마테우스 쿠냐는 항상 위협적이며, 부상으로 빠진 페드로 네투의 속도도 믿을 수 없다”라고 평가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황희찬을 언급한 건 처음이 아니다. 황희찬은 ‘맨시티 킬러’로 불릴 정도로 맨시티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지난해 초, 울버햄튼의 홈구장인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7라운드 경기에서 2-1 승리를 이끌며 프리미어리그 4번째 골을 기록해 맨시티의 수비를 완벽히 무너뜨렸다.
당시 울버햄튼의 황희찬이 맨시티의 시즌 무패 행진에 제동을 걸었다. 맨시티는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독주하며 1위를 차지하고 있었으나, 황희찬의 결정적인 골로 첫 패배를 맛봤다.
영국 매체 ‘더 선’ 역시 황희찬을 경기의 ‘키 플레이어’로 꼽으며 그의 득점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경기 전부터 맨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황희찬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며 그의 위협을 인식하고 있었다.
경기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울버햄튼과의 경기는 항상 힘들다. 그들은 우수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는데, 특히 그 한국 선수(Korean guy)가 정말 잘한다”라고 언급했다.
‘더 선’은 이를 보도하며 “과르디올라 감독은 황희찬의 이름을 어떻게 발음해야 할지 몰랐다. 결국 그를 ‘한국 선수(Korean guy)’라고 불렀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과르디올라 감독은 황희찬의 이름을 잊지 못할 것이다. 황희찬의 결정적인 골로 맨시티가 충격적인 패배를 경험했다”고 덧붙였다.
이 당시 과르디올라가 언급한 이름은 네투, 쿠냐, 황희찬이었다. 그런데 이 선수들 중 황희찬을 ‘코리안 가이’로 지칭하며 불렀고, 황희찬은 그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이름을 각인시켰다. 이는 자연스럽게 황희찬을 대표하는 별칭 중 하나로 자리잡게 되었다.
황희찬은 이번 시즌 리그에서도 27경기에 출전해 12골과 3도움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를 경신하고 있다. 이날의 득점으로 그는 박지성 전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가 보유하고 있던 한국인 EPL 최다 득점자 기록인 19골을 넘어서며, 한국인 EPL 최다 득점 2위로 올라섰다. 이로써 황희찬의 존재감은 더욱 뚜렷해졌다.
이러한 상황이 반영되듯,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후 황희찬의 이름을 정확히 언급하며 그를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제 그는 더 이상 ‘한국 선수’가 아니라, 그의 이름을 부르며 그의 존재를 각인시킨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