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호가 첫 골을 성공시켰음에도 마음 편하게 웃을 수 없었다.
버밍엄 시티는 한국시간으로 4일 오후 8시 30분, 영국 버밍엄의 세인트 앤드루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의 마지막 경기에서 노리치 시티를 1-0으로 이겼다. 이 승리에도 불구하고 버밍엄은 22위로 강등권에 머물렀고 결국은 강등되었다. 21위인 플리머스와는 단 1점 차이였다.
버밍엄은 백승호를 포함하여 존 루디, 에단 레어드, 리 부차난, 디온 샌더슨, 크리스티안 비엘리크, 미요시 코지, 케시 앤더슨, 조던 제임스, 제이 스탠스필드, 이반 수니치를 선발로 내세웠다.
노리치는 앵거스 건, 잭 스테시, 세인 더피, 벤 깁슨, 샘 맥칼럼, 케니 맥린, 야쿱 쇠렌센, 가브리엘 사라, 마르셀리노 누네즈, 보르야 사인즈, 조쉬 사전트를 선발로 기용했다.
지난 겨울 버밍엄에 합류한 백승호는 빠르게 팀의 주력 미드필더로 자리 잡았다. “세인트 앤드루스의 새로운 별이 떴다”는 평가를 받으며 버밍엄의 핵심 선수로 활약했다. 백승호는 현재까지 리그에서 17경기에 출전해 14경기에서 선발로 나섰다. 그의 활약은 선덜랜드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영국 매체 ‘풋볼 인사이더’는 지난 4월 21일 보도에서 “선덜랜드가 이번 여름 버밍엄 시티의 주축 선수 백승호를 영입하기 위한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선덜랜드는 지난 겨울 백승호와 회담을 진행했으나, 그는 버밍엄 시티로의 이적을 선택했다. 그럼에도 선덜랜드는 여전히 백승호를 팀에 데려오고자 한다”고 전했다.
선덜랜드와 이적설을 뒤로하고 백승호는 버밍엄에서의 경기에 집중했다. 그러나 백승호의 뛰어난 활약에도 불구하고 버밍엄은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였다. 웨인 루니 감독에 이어서 토니 모브레이 감독이 부임했지만 건강 문제로 제대로된 지휘를 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올 시즌은 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시즌 막바지 중요한 순간에 버밍엄은 최근 5경기에서 단 1승만을 거두며 강등권으로 떨어졌다. 현재 순위가 유지된다면 다음 시즌은 잉글랜드 리그1(3부 리그)에서 경기를 해야 할 상황이다. 챔피언십에 남기 위해서는 반드시 노리치 시티를 이기고, 21위인 플리머스 아가일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백승호의 활약이 더욱 주목받았다.
버밍엄은 경기 시작부터 공격적인 자세를 보였다. 전반 3분, 미요시의 날카로운 슈팅을 앵거스 건이 선방하며 막아냈다. 버밍엄은 스탠스필드와 미요시를 중심으로 계속해서 공격을 구축했다. 백승호는 전진 위치에서 중원과 공격선 사이를 오가며, 수니치와 제임스와 함께 중원을 이끌었다. 백승호는 2선 중앙에서 패스를 조율하며 공격 기회를 모색했다.
경기는 관중석에서 발생한 문제로 잠시 중단되었다가 재개됐다. 경기가 다시 시작되자, 버밍엄은 공세를 강화했고, 노리치는 직선적인 패스로 역습을 노렸다. 전반 33분, 스탠스필드의 패스를 받은 백승호가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 옆으로 벗어났다.
버밍엄은 계속해서 노리치의 페널티 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보냈으나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전반 40분, 스탠스필드의 크로스가 노리치 수비에 막힌 후 레어드가 헤더로 이어갔지만 이번에도 골문 위로 벗어났다. 전반 44분에는 미요시의 크로스가 비엘리크에 맞고 골대 방향으로 향했으나 건이 쳐냈다.
전반 추가시간은 총 5분이 주어졌고, 추가시간 4분에 미요시가 침투하다가 수비에 밀려 넘어졌지만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전반전은 결국 0-0으로 마무리되었다.
경기 후반부를 맞이하면서 버밍엄 팀은 공격적인 모습으로 나서며 득점을 노렸지만, 손쉽게 골이 터지지 않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후반 10분경, 백승호가 골망을 흔들며 기세를 올렸다. 앤더슨이 왼쪽 측면에서 돌파하여 슈팅을 시도했고, 이 공이 수비수에 맞고 방향을 바꿔 흐른 후 백승호가 머리로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버밍엄에 리드를 안겼다. 백승호에게는 버밍엄 입단 후 첫 골로, 극적인 순간에 터졌다.
노리치는 백승호의 골 이후 빠르게 대응해 후반 12분에 맥칼럼과 쇠렌센을 빼고 디미트리스 지안눌리스와 조나선 로우를 투입하며 반격을 시도했다. 버밍엄 역시 후반 13분, 골을 넣은 백승호 대신 루카스 주키위츠를 교체 투입하며 전술을 조정했다. 이어진 경기에서 버밍엄은 공세의 속도를 늦추지 않았고, 노리치는 후반 30분 대니 배스를 추가로 투입해 수비를 강화했다.
경기 후반 39분에는 미요시를 대신해 조지 홀을 투입한 버밍엄이 후반 40분에는 스탠스필드 대신 알렉스 프리처드를 교체하며 공격진을 강화했다. 추가 시간 6분이 주어진 가운데, 경기는 버밍엄의 승리로 막을 내렸지만, 동시에 플리머스가 헐 시티를 이기면서 버밍엄의 강등이 확정되는 아이러니한 결과가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