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전이 끝나고 한국 기자들 앞에서 ‘김민재’가 한국어로 뱉은 딱 한 마디

바이에른 뮌헨은 1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 1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2-2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제 두 팀은 오는 9일 4강 2차전에서 승부를 결정지을 예정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조별리그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코펜하겐, 갈라타사라이와 함께 한 조에 속했으며, 16강 진출을 향한 강력한 경쟁을 펼쳤다. 그 결과 5승 1무를 기록하며 40경기 무패라는 인상적인 조별리그 기록을 세웠다.

16강에서는 일부 어려움을 겪었다. 라치오와의 16강 1차전에서 다요 우파메카노가 퇴장당하며 0-1로 패배했다. 그러나 2차전에서 3-0으로 승리하면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8강에서는 아스널을 상대로 원정에서 2-2로 비긴 뒤, 홈에서는 1-0으로 승리하며 2019-20 시즌 이후 4시즌 만에 4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번 시즌, 반드시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분데스리가에서는 2012-13 시즌부터 2022-23 시즌까지 11시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독보적인 강자로 군림했으나, 이번 시즌은 예외적으로 바이엘 04 레버쿠젠에 밀려 우승을 놓치고 말았다. 레버쿠젠은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우승컵을 차지했다.

이 밖에도, 뮌헨은 올 시즌 DFL-슈퍼컵에서 RB 라이프치히에게 0-3으로 패배하며 우승을 놓쳤고, DFB-포칼에서는 2라운드에서 자르브뤼켄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해 탈락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 리그가 이번 시즌 마지막 남은 대회이므로, 뮌헨은 이를 통해 16시즌 만에 무관으로 시즌을 마감하는 일이 없도록 우승에 도전할 계획이다. 2008-09 시즌 이후로 무관으로 시즌을 마친 적이 없는 만큼, 이번에도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하지만 뮌헨은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를 앞두고 부상으로 인한 비상 상황에 처해 있다. 최근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의 경기에서 주요 선수들인 자말 무시알라, 르로이 사네, 세르쥬 그나브리 등이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으며, 이들의 결장이 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경기 중 큰 악재도 발생했다. 두 명의 선수, 마타이스 데 리흐트와 콘라드 라이머가 부상으로 인해 경기 도중 교체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다가오는 중요한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를 앞두고 희망적인 소식도 전해졌다. 유럽 축구 소식을 전하는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에 따르면, 자말 무시알라, 르로이 사네, 세르쥬 그나브리, 그리고 콘라드 라이머가 30일 팀 훈련에 복귀했다고 한다.

하지만, 로마노 기자는 마타이스 데 리흐트의 상황에 대해 “아직 팀과 함께 훈련을 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독일의 스포츠 매체 ‘키커’는 “데 리흐트는 경기 전반에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은 뒤, 후반에 김민재에게 자리를 내어주어야 했다”며, 그의 1차전 출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경기 후 투헬 감독은 “데 리흐트는 무릎 안쪽 인대에 통증을 호소하고 있으며, 라이머 역시 통증이 심해 경기를 계속할 수 없었다”고 부상 상황을 밝혔다. 데 리흐트의 레알 마드리드전 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결국 데 리흐트 대신 김민재가 선발로 출전하게 되었다. 김민재는 이미 지난 21일 우니온 베를린과의 경기에서 다이어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또한 최근 프랑크푸르트와의 경기에서도 데 리흐트 대신 교체 투입되어 약 45분간 다이어와 중앙 수비를 담당했다.

그러나 이날 김민재는 자신의 약점을 드러냈다. 전반 24분에 비니시우스 주니어가 하프라인에서 공을 받아 방향을 급격히 바꿔 공간 침투를 시도했다. 이때 김민재가 비니시우스의 움직임을 따라 올라가며 뒷공간을 크게 내줬고, 토니 크로스가 그 공간으로 정확한 패스를 보내 비니시우스가 이를 잡아 득점으로 연결하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두 번째 실점 장면에서도 김민재의 수비가 문제였다. 후반 38분, 호드리구가 드리블로 공을 몰고 가는 도중, 김민재가 태클을 시도했지만 공을 치지 못하고 호드리구를 넘어뜨려 페널티킥을 내주고 말았다. 페널티킥을 비니시우스가 차 넣으며 점수를 추가했다.

김민재의 실수로 인해 팀이 두 골을 내주었다. 경기 후, 독일의 ‘키커’는 김민재의 평가에 대해 “일부 좋은 장면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첫 번째 실점에서의 잘못된 위치 선정, 두 번째 실점으로 이어진 불필요한 반칙, 그리고 전반적인 위치 선정 실수가 문제였다”며 평점 6을 부여했다. 독일에서는 최고의 활약을 한 선수에게는 평점 1점을, 최악의 퍼포먼스를 보여준 선수에게는 평점 5점을 주는데, 김민재에게 6점이 주어진 것은 그의 부진한 퍼포먼스를 반영한 것이다.

‘빌트’도 유사한 평가를 내렸다. “김민재는 부상으로 빠진 데 리흐트의 공백을 채우지 못했다. 첫 번째 실점에서는 비니시우스 주니어에게 너무 일찍 접근하였고, 그 결과 큰 공간을 내주어 심각한 결과를 초래했다. 또한 82분에는 호드리구에게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을 내주었고, 경기는 2-2로 마무리됐다”고 보도했다.

투헬 감독은 경기 후 매우 분노한 상태였다. “김민재는 비니시우스를 상대로 첫 번째 골을 허용했을 때 너무 서둘러 나갔고, 크로스의 패스에 말려들었다. 그는 너무 공격적으로 상황을 추측했다”라며 김민재의 판단을 비판했다. 그리고 “공을 쟁취하려 할 때는 그러한 추측이 허용되지만, 중앙 수비수로서는 그렇게 자유롭게 반격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아무도 그를 그 상황에서 도울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발언은 김민재가 더욱 조심스럽고 계산된 방식으로 수비에 임해야 함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투헬 감독은 두 번째 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우리 선수가 다섯 명, 레알 선수가 두 명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점했다. 호드리구를 상대로 방어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없었는데, 다이어가 지원하러 갈 때 김민재가 호드리구를 넘어뜨려 페널티킥을 내주었다. 이런 실수는 페널티를 받게 되지만, 그런 일도 발생한다. 우리는 이제 나아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공개적으로 선수를 비판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선수들이 이를 통해 깨닫고 반등의 계기로 삼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자신감이 손상되어 플레이가 소극적으로 변할 위험도 있다. 이에 대해 독일 ‘빌트’는 “안첼로티 감독은 무승부 이후 전혀 다른 태도를 보였다”며 비교했다. 안첼로티는 르로이 사네의 득점이 루닌의 실수 때문이라고 비난하기보다는 “팀 전체가 실수했다. 여기서 개별 선수를 비판하지 않겠다”고 말함으로써 선수단을 보호했고, 이러한 접근 방식이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 사이에서 그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라고 보도했다.

반면, 노이어 주장은 투헬 감독의 접근법과 달리 김민재를 지지했다. 그는 경기 후 “라커룸에서 이야기하며 실수는 축구의 일부라고 얘기했다. 오늘 경기가 전반적으로 나쁜 것은 아니었고, 김민재도 부분적으로는 아주 잘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 올바른 결정을 내리지 못했고, 이는 축구에서 자주 발생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후, 김민재는 믹스트존에서 기자들 앞에서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독일 ‘T-online’은 “김민재가 경기장 출구를 향해 걸어가면서 슬픈 표정으로 모국 기자들을 바라봤다. 그는 한국어로 ‘정말 미안해요’라고 말하며 지나갔다”고 보도했다. 이는 김민재가 경기에서의 자신의 실수를 인지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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